전일광장·박안수>아주 보통의 하루
박안수 경제학박사·칼럼니스트
2024년 12월 26일(목) 17:01 |
뱀은 다소 혐오스럽지만 다산과 재물을 상징하고 지혜와 환경적응에 뛰어나며 스스로 허물을 벗는 등 자기혁신의 이중적면이 있다.
새해에는 열광해야 할 올림픽도 월드컵도 없는 자칫 무미건조한 한 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시대 트랜드를 연구한 전문가들에 의하면 몇 년 전 작지만 나에게 있어 확실한 행복이라는 ‘소확행(小確幸)이 차츰 상업적 마케팅도 가미되어 예전만 못한다고 한다.
이에 반해 새로운 해에는 너무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일상, 그저 무난하고 무탈하고 안온(安穩)한 삶을 가치 있게 여기는 태도인 아주 보통의 하루 ‘아·보·하’를 주창하고 있다.
즉 큰일이나 사건사고도 없고 이변이 없는 아주 보편적인 하루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음을 익히 우리는 경험과 학습을 했다.
어쩌다 종합병원이나 대형 병원을 가보면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행복한 일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노벨문학상을 받는 한강 작가 역시 노벨문학상 확정 소감에 ‘개인적 삶의 고요에 대해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저의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믿고 바란다’ 라고 그저 평범한 일상이길 희망하고 있다.
작가는 일상이 글을 쓴다고 했듯이 노벨상 수상 신드롬 독서열풍에 그치지 말고 인문과 책의 도시인 우리지역에서 책을 가까이 하는 시도민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또한 소설이 영국옥스포드대학 교재로 채택된 작가 차인표도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오늘 일어날 일들을 생각하면서 오늘 만날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것 오늘의 인터뷰가 인생 마지막 인터뷰인 것처럼 온 힘을 다해 진실을 말하자고 스스로 주문을 거는 것 누군가를 만나면 친절하게 대하는 것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늘 하루에 충실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투우장의 소가 마지막 열전을 앞두고 홀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을 의미하는 ‘케렌시아’(Querencia)를 생각해 보고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지쳐가는 몸과 마을을 추스르는 기회와 시간도 필요해 보인다.
관공서와 대기업 밀집지역에서 점심식사 후 목걸이 명찰을 패용하고 유명 브랜드 커피를 들고 걷는 것이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이라고 본다.
몇 년 전 언어전문가들이 뽑는 가장 긍정적인 언어가 행복, 사랑도 있지만 ‘홀가분하다’ 를 최고의 언어로 택했다.
그렇다 홀가분하다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의 상황이다.
해서 끝인사에 행복보다는 홀가분하시라는 말을 더 인용하고 있다.
새해도 우리 호남인들에게 열광과 희망을 선물할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연승과 광주FC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다만, 지금도 심한 불경기이지만 미국우선주의를 지향한 트럼프2기정부가 출범하면 대미(對美)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것은 국민 모두가 인지한 사실이다.
소비가 미덕일 수 있지만 서민경제에서는 절약이 정답에 더 가까울 것으로 슬기로운 경제활동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