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재단 제작 앨범 ‘예언’ 전 세계서 화제
亞사운드 아카이브 프로젝트
LP음반 첫 해외 수출 '쾌거'
1970년대 음악 현재 소리로
日 최대 음반유통사 입점
50개국·5만8000여회 이용
2024년 12월 25일(수) 17:38
ACC 재단 아시아 사운드 아카이브 프로젝트 앨범 ‘에언’ 바이닐 이미지. ACC재단 제공
1970년대 국내 재즈계가 발산했던 한국적 사운드를 담은 앨범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25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에 따르면 아시아 사운드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5월 발매된 앨범 ‘예언(12인치 LP/바이닐)’이 첫 해외 수출 성과를 거뒀다.

앨범 ‘예언’은 최근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음반 유통사인 디스크 유니온에 입점했다. 일본 전역에 58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디스크 유니온은 장르별 특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일반인은 물론 전 세계 음악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레코드점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본 시장 진출은 아시아 음악시장 확대를 도모하고 있는 디스크 유니온측이 먼저 입점을 제안해 이뤄졌다.

이에 앞서 ‘예언’은 멜론, 벅스, 유튜브, 애플 뮤직, 스포티파이 등 국내·외 16개 음원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50개국에서 5만8000회가량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음원 점유율은 △미국(47.2%) △일본(12.7%) △영국(10.9%) △독일(4.4%) △프랑스(2.3%) 순으로 나타났다.

ACC재단이 올해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 ‘아시아 사운드 아카이브’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과거 음악을 동시대 음악가들이 현재의 소리로 재해석·재창조하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첫 앨범 ‘예언’은 1960∼1970년대 한국 대중음악과 신민요 및 전통 장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악을 담았다.

음반 제작에는 DJ소울스케이프가 이끄는 경음악단 ‘STUDIO 360’이 참여해 밀양아리랑, 새타령 등 우리에게 익숙한 민요 멜로디를 각기 다른 리듬의 질감으로 해석했다. 또 ‘바람’등 오리지널 트랙에서는 1970년대 한국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멜랑콜리한 감성을 그려냈다.

‘예언’은 ACC 문화상품점 ‘들락 DLAC’을 비롯해 김밥레코즈, 웰컴레코즈, 사운즈굿 스토어 등 국내 주요 레코드숍을 통해 전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4개월 만에 품절돼 최근 2쇄를 발매했다.

ACC 재단 아시아 사운드 아카이브 프로젝트 앨범 ‘에언’ 모바일 이미지. ACC재단 제공
이러한 성과는 세계 모든 장르의 음악이 밀려들어오던 세계화와 한국 음악의 전통적 가치가 강조되던 지역화의 충돌 속에서 높은 에너지로 음악적 결합과 실험을 이뤄낸 1970년대 한국 재즈의 저력을 되새긴 의의라 할 수 있다. 한국전쟁 이후 대중음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1960~1970년대, 한국 재즈는 국내 전통의 멜로디, 리듬을 바탕으로 한 정서와 표현방식을 재즈와 소울, 포크 등의 장르와 결합했다. 이러한 시도는 새로운 지역 음악으로서 한국 재즈의 특징을 강화했다. 당시 한국 재즈가 보여준 음악적 접근은 오늘날에도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확장과 미래지향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앨범 제목이 ‘예언’인 것도 예언과 같았던 과거 한국 재즈의 시도를 깊이 이해하고 즐겁게 풀어내고자 작명한 것이다.

김선옥 ACC재단 사장은 “‘예언’이 한국 음악의 가치를 발견하는 기념비적인 앨범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아시아 사운드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앨범과 상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