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미디어아트 융합…디지털 기술로 창조된 미래 자연과 산수
●미래가 된 산수: 미구엘 슈발리에, 이이남
내년 3월16일까지 전남도립미술관
한국·프랑스 대표 미디어 아티스트
과거·현재 감성 혼재하는 시공간
"기술 융합 통해 독창적 세계 체험"
2024년 12월 22일(일) 18:18
이이남 작 ‘미래가 된 산수’.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지난 17일부터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미래가 된 산수: 미구엘 슈발리에, 이이남’ 전시는 프랑스와 한국을 대표하는 두 미디어 아티스트가 미래의 자연을 디지털 예술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특별한 자리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의 대표 디지털 예술 개척자로 불리는 미구엘 슈발리에 작가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예술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이이남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자연과 기술,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탐구하고 미래 지향적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작품들로 전시의 테마를 구성했다. 특히 동서양의 고전 회화가 디지털 기술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탄생한 미디어아트 작품들로 수놓은 전시 현장은 과거와 현재의 감성이 혼재하는 흥미로운 시공간을 제시한다.

미구엘 슈발리에 작 ‘메타 네이처 AI’.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미구엘 슈발리에는 멕시코 출생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뉴미디어 작가다. 그는 현대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 예술가로서 디지털 아트의 개척자로 일컫는다. 지난 1978년부터 40여년간 자연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제시해 왔고 2D와 3D 기술을 사용해 유기적이고 추상적인 움직임을 작품에 구현해 왔다. 그는 인상주의에 기초한 빛을 활용해 자연과 기술의 관계, 현대 사회를 구성하는 네트워크와 정보 흐름 등을 관찰한다. 이는 인공지능(AI)을 통한 이미지의 결합, 생성, 상호작용들을 압축된 방식으로 재구성해 다양한 주제로 펼쳐내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메타 네이처 AI’, ‘엑스트라-내추럴’, ‘플라워 파워’ 등 세 개의 가상정원을 제시한다. 식물계와 디지털 우주 세계에서 상상한 정원사가 가상 식물원을 연출하듯 관람객들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재창조된 자연으로 안내받는다. ‘실제 자연과 인류가 창조한 기술적 자연의 공존’이라는 관점에서 시작해 시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의 인공 낙원이 펼쳐진다.

이이남 작 ‘형상 밖으로 벗어나다’.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이이남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과 현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융합된 현대적 메시지를 던진다. 미디어아트의 지평을 확장해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그는 고전 회화의 축적된 시간성을 동시대적 미디어아트 기술에 접목해 새롭게 풀어내는 데 중점을 둔다.

이 작가는 전통 산수를 기반으로 시공간을 초월한 ‘폭발하는 산수’, ‘진동하는 산수’, ‘미래가 된 산수’ 등으로 새로운 차원의 사의적(寫意的) 풍경을 펼친다. 이러한 그의 작품 세계는 관람객들에게 사라져 가는 산수의 형상 속에서 여백을 발견해 각자의 산수를 떠올리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두 작가가 디지털 기술로 새롭게 창조한 미래의 자연과 산수화를 통해 독창적 세계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자리”라며 “연말과 새해를 맞아 많은 관람객이 방문해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기술로 융합하는 새로운 미디어아트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전남도립미술관에서 내년 3월16일까지 개최된다. 전시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전남도립미술관 누리집(artmuseum.jeonnam.go.kr) 및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시 ‘미래가 된 산수: 미구엘 슈발리에, 이이남’ 포스터.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