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넥타이와 브로치
김선욱 서울취재본부 부국장
2024년 12월 22일(일) 17:47 |
김선욱 서울취재본부 부국장 |
여성 정치인은 브로치를 착용해 이미지를 만든다.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나비나 꽃 모양 등의 브로치를 달아 품위를 높이는 동시에 강인하고 성공적인 여성 리더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미국의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브로치 외교’로 유명한 정치인이다. 이라크인들이 자신을 “독사”라고 비난하자, 뱀 모양 브로치를 달고 대중 앞에 섰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는 햇살 모양 브로치로 햇볕 정책을 지지했다. 핸드백을 ‘정치적 함의’로 활용했던 여성은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다. 재임 11년간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순간마다 사각형 모양의 검정 가죽 핸드백을 가져왔다. 이 가방을 회의 책상에 올려놓고 각료들을 몰아붙이는 모습(핸드배깅)을 자주 보였다.
대통령탄핵 국면에서 두 정치인의 넥타이가 화제가 됐다. 탄핵안 표결일인 지난 14일, 우원식 국회의장은 연두색 넥타이를 맸다. 우 의장은 “오랜만에 김근태 형님의 유품인 연두색 넥타이를 맸다. 이 넥타이는 큰 결정을 해야 할 때 꼭 매던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16일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용비어천가’가 그려진 넥타이를 착용했다. 지난 2022년 5월 법무부 장관 취임식에서 맸던 넥타이다. 한 측근은 “초심, 변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변화무쌍한 정치 상황에서 정치인들의 속마음을 엿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들이 착용하는 넥타이와 브로치를 눈여겨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