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배우니 세상 다 얻은 것 같아요”
강기정 시장, 만학도와 ‘광주공동체’ 네번째 이야기
“배움의 기회 얻지 못한채 생계 뛰어들어 평생의 한”
“배움의 기회 얻지 못한채 생계 뛰어들어 평생의 한”
2024년 12월 19일(목) 16:24 |
강기정 광주시장이 19일 동구 전일빌딩245 1층 북카페 ‘소년이 온다’에서 열린 ‘함께 나누는 광주공동체 네번째 이야기’에 참석해 만학 어르신들과 문해교육 경험담을 공유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
평균나이 73세. 꿈만 꿨던 배움을 시작했다. 삼수 끝에 졸업장을 따고, 은행에 가서도 당당히 이름 석자를 쓴다. 자식과 손주에게 문자도 보낸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것이 너무나 간절한 꿈이었던 소녀들.
강기정 광주시장은 19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오늘도 꿈을 이루는 소녀들’을 만났다. 강 시장은 이날 ‘함께 나누는 광주공동체 이야기’ 네 번째 만남으로 광주의 만학도들을 초대했다. 강 시장은 갈등해결사 마을활동가와 첫 만남을 시작으로 이주여성, 청년활동가 등 광주공동체 구성원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풀뿌리처럼 광주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시민들을 만나 소통하고 이를 통해 현장형 정책 수립으로 연결, 시민행복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날 만남에는 강기정 시장, 주민자치회에서 운영하는 한글교실 수강생들인 유장엽·임영애·김순희·최궁자 학생, 광주인재평생교육원 문해교육센터 박연순·김유순·윤일심 학생, 2024년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자 김광자 학생과 최정순 학생, 이들의 꿈을 지원하는 이교환 계림1동 주민자치회 ‘한글놀이터’ 교장, 한미준 광주희망평생교육원 이사장, 이보영 금호평생교육관 문해교육 담당자, 김정희 꿈지락인권마을만들기 마을활동가 등이 함께 했다.
지난 2020년 집계한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광주시 20세 이상 성인인구 중 의무교육에 해당하는 중학학력 미만인 성인인구는 약 9만명(8.0%)으로 집계됐다.
광주시는 교육기회를 놓친 비문해 성인 대상 기초교육 확대를 통해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평생교육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각 주민자치회 교육분과와 마을공동체 사업을 통해서도 한글교육과 디지털 문해교육 등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사업을 마을 곳곳에서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쓰고, 읽고, 배우는 행복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나눴다. 또한 이러한 배움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전하며 지속적인 제도적 지원에 대해 건의했다.
강 시장은 광주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대상을 받은 윤일심 학생의 시 ‘여든 살에 꾸는 꿈’ 전문을 읽으며 참석자들과 소회를 나눴다. 강 시장은 전쟁과 산업화 등 풍파를 맞섰던 만학도들의 꿈을 새겨들었다.
강 시장은 “누구보다 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동생을 돌보고, 교복 대신 일옷을 입었을 설움은 이 시대를 살아낸 수많은 어머니들의 이야기이다”며 “자신의 이름 석자로 불릴 때 행복하고, 글자를 읽고 쓸 수 있어 행복하다는 어머니들을 안아드리고 싶다. 광주인재평생교육진흥원 등에서 문해교육 등에 부족함이 없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