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탄핵표결 무산 국회, 국민 분노 못 읽나
표결 불참은 국민 배신 행위
2024년 12월 08일(일) 17:15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퇴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표결에 동참하라는 요구가 쏟아졌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져나가는 모습이었다. 전날 윤 대통령이 직접 퇴진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 탄핵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안철수 의원과 보좌관의 도움을 받고 모습을 드러낸 김예지 의원, 뒤늦게 달려온 김상욱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의원 3명만 투표에 참여했다.

이후 우원식 국회의장의 거듭 투표 독려에도 불구, 국민의힘 의원 105명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거부했다. 결국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투표 불성립으로 자동 폐기됐다. 전국 각지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서 대통령 탄핵을 외치던 국민들은 전광판과 휴대전화로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탄핵안 표결에 불참하는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결국 우 의장이 탄핵소추한 폐기 선언을 한순간엔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일제히 탄식과 분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사건 당시 탄핵에 동참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중적 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 사건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등이 국정에 개입해 각종 불법을 저지른 잡범 행위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는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내란 행위나 다름없다. 윤 대통령의 비(非)전시 상황에서 비상계엄 선포는 개인의 안위만을 생각한 권력남용이며, 특전사를 활용해 국회를 장악하려 했던 시도는 반란 행위나 다름없다.

국민 모두가 12월 3일 밤 숨죽이며 모든 상황을 지켜본 증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탄핵안을 부결한 것이다.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희롱하고 국민을 배신한 행위”라며 들끓고 있다. 탄핵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에 모여든 국민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윤 대통령과 부역자들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국민의힘 역시 국민들의 냉엄한 심판이 뒤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