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파업 위기…협력사들 “산단 근로자 생계 위협”
우수공급사협의회, 파업 중단 촉구
포항·광양 中企 근로자 큰 박탈감
선진적 노사문화·산업평화에 찬물
美 장벽·내수부진 등 위기 극복해야
2024년 12월 02일(월) 17:48
포스코 파업 출정식 포스터.
포스코 노조의 파업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협력사들이 파업 절차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포스코우수공급사(PHP)협의회는 2일 ‘포스코 노조는 인근 산단의 중소기업을 외면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포스코 노조는 즉시 파업 절차를 중단하고 협상을 재개해 줄 것”을 요구했다.

협의회는 성명에서 “지난 힌남노 태풍 피해 복구에 이어 이번 포항 3FINEX공장 화재 복구까지 PHP공급사들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섰던 것은 포스코가 비단 포스코 직원들만의 것이 아니라 포스코와 연계된 협력사 및 공급사의 일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파업사태로 인해 공장가동이 중단된다면 태풍, 화재 피해보다 더 큰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의회는 이어 “포스코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포항·광양지역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큰 상대적 박탈감을 주게 되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생계도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포항이나 광양 산단의 노사문제가 비교적 잠잠했던 것은 포스코라는 대기업이 모범적인 노사문화를 보여준 덕분이었지만 이제 파업사태로 이어지게 되면 그동안 자랑하던 선진적 노사문화와 산업평화에 찬물을 퍼붓게 될 것이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앞으로 ‘트럼프 2.0’ 시대를 맞게 될 대한민국의 철강산업은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미국시장의 높은 장벽에 막힌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국내시장 공습이 임박해 있고 고환율에 따른 원료 수입가격 상승, 경기 침체로 인한 내수부진 심화 등 그야말로 첩첩산중, 백척간두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스코와 포스코 서플라이 체인이 함께 힘을 합쳐도 모자란 마당에 파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얼마전 힌남노 극복을 모티브로 한 영화 ‘데드라인’이 개봉했다. 우리의 성공 스토리에 많은 국민들이 감동을 받고 응원하고 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만들어낸 그때의 기적을 다시한번 되새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6시 포항제철소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이어 3일에는 광양제철소에서도 출정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포스코 노사는 11차례에 걸쳐 교섭회의를 진행했으나 기본급과 격려금 지급에서 이견을 보이며 합의가 불발됐다. 노조는 기본급 8.3% 인상과 격려금 300% 지급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은 기본급 8만원 인상, 일시금 6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