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벽진동 왕버들나무 자연친화적 외과수술로 ‘새 단장’
수령 300년 ‘보호수’ 생육환경 개선
썩은 부위 제거 살균·살충·방부작업
영양제·비료 투입해 수세 약화 방지
2024년 11월 28일(목) 13:35
광주 서구 벽진동 천변에 심어진 수령 300년 된 보호수 왕버들나무가 자연친화적 외과수술을 통해 생육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왼쪽부터 외과수술 전 나무, 와과수술 작업 모습. 외과수술이 마무리된 나무. 광주나무병원 제공
광주 서구 벽진동의 수령 300년 된 보호수 왕버들나무가 자연친화적 외과수술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광주나무병원은 최근 이 나무의 생장에 부담을 적게 주는 외과수술 기법을 활용해 생육환경을 크게 개선했다고 28일 밝혔다.

벽진동 천변에 심어진 왕버들은 높이 13m, 나무둘레 7.6m의 노거수로 1982년 12월 보호수로 지정됐다. 지정될 당시 수령은 250년으로 추정됐다.

이 보호수는 10여년 전 내부에 상처가 심해 우레탄폼 등으로 충진하는 외과수술을 받았으나 매트처리한 부위가 갈라지면서 수분이 안쪽으로 흘러들어 나무를 썩게 하는 백색부후균이 심하게 발생했다.

이에 광주나무병원은 지난 15일부터 2주간에 걸쳐 호남지역 나무의사들의 도움을 받아 썩은 부위를 완전 제거한 뒤 살균·살충·방부 작업과 천연재료 방수처리, 자연건조 등 자연친화적 외과수술을 실시했다. 또 바람과 햇빛이 잘 통하도록 수관을 청소하고 외과수술로 인한 수세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줄기에 수간주사(영양제)를 놓고 토양에 막대비료를 투입했다. 이와 함께 가지의 부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가지마다 지지대를 설치하는 등 최대한 보호수 원형을 유지하도록 했다.

김중태 광주나무병원 원장은 “광주 서구와 호남지역 나무의사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으로 고사 위기에 놓인 왕버들의 생육환경을 개선하게 돼 보람있게 생각한다”며 “보호수와 노거수의 경우 한 자리에서만 수백년을 살아와 줄기에 생채기가 많은만큼 주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상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