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야권, 강력 반발
25번째…국회, 내달 세번째 재표결
야5당 탄핵연대 “탄핵 이끌어내겠다”
민주 의원들, 용산서 항의 규탄 대회
박찬대 “뻔뻔하고 가증스럽다” 성토
2024년 11월 26일(화) 16:50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김건희 특검법’은 국회로 돌아가 세 번째 재표결 절차를 밟는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은 오늘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야권이 단독 처리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세 번째 거부권 행사이자, 취임 후 25번째 법률안 재의요구다.

앞서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는 “특검 후보자 추천권을 대법원장이 행사하는 방식으로 수정됐으나, 야당이 무제한으로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어 제3자 추천의 형식적 외관만 갖췄을 뿐 실질적으로는 야당이 특검 후보자 추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며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행사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두 차례의 거부권 행사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야권이 일방 처리한 김 여사 특검법은 위헌적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5당 의원 단체인 ‘윤석열탄핵국회의원연대(탄핵연대)’는 이날 “윤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탄핵연대는 회견문에서 “남은 것은 특검을 통해 모든 진실을 드러내고 윤 정권의 임기를 하루 빨리 끝내는 것 뿐”이라며 “대통령이 스스로 해결할 생각이 없으니 국회가 나서서 국정농단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탄핵은 도도한 흐름이 됐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심의 파도를 피할 수 있는 정권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특검은 대통령이 국민의 불신을 피할 유일한 탈출구였다”며 “그런데도 그것을 스스로 걷어찼으니 이제 남은 것은 국민에 의한 파면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특검 재표결 전략과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 8명이 (특검 찬성으로) 오면 된다는 숫자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연대 소속 야5당 의원은 47명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항의 규탄 대회를 열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뻔뻔하고 가증스럽다”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본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특검이나 검찰 수사를, 거부한 사람은 윤 대통령이 유일하다”라고 성토했다.

민주당은 내달 초순 본회의에서 세번째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재표결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가결된다.

국민의힘 의석수 108석 중 8석이 이탈할 경우 가결될 수 있다.

지난 2월 첫번째 재표결에서는 재석 281인 중 가 171표, 부 109표로 부결됐다.

10월 두번째 재표결에서는 가 194표, 부 104표로 부결돼 여당에서 최소 4표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