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북한군 ‘용병’ 논란
박성원 편집국장
2024년 11월 24일(일) 19:14 |
박성원 국장 |
현대 이후 용병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프랑스 외인부대’다. 전 세계 약 140개국 출신 8500여명으로 이뤄진 프랑스 육군 소속인 이들은 1831년 국왕 필립 6세가 식민지인 알제리 반란을 제압하기 위해 창설됐다. 이 부대는 만 17∼40세 남성 중 시험을 통과하면 국적, 인종, 언어능력을 따지지 않고 채용해 입대 경쟁이 치열하다. 선발·훈련 과정이 힘들어 지원자의 90%가 탈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인부대에 들어가 의무 복무기간 5년을 마치면 프랑스 국적을 딸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1863년 4월 30일 멕시코에서 벌어진 카메론 전투는 프랑스 외인부대를 ‘전설’로 만들었다. 금화를 수송하던 프랑스 외인부대원 60여명이 멕시코 정규군 2000명에 맞서 작은 농장에 진지를 구축해 10시간을 버텼다. 멕시코 지휘관의 항복 권유에 “외인부대에게 항복이란 있을 수 없다”며 끝까지 항전하다 상당수가 전사했다. 부대는 이 전투를 기리기 위해 매년 4월 30일 퍼레이드를 벌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에 대해 ‘용병’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정권 유지와 경제난 극복을 위한 외화 획득과 국제적 고립 탈피를 위해 군사활동을 펼쳐왔다. 내전을 벌인 앙골라, 콩고, 에티오피아에 무기뿐만 아니라 훈련 지원을 제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러시아와 중동 지역의 북한 노동자들이 PMC(민간군사회사)와 연결돼 보안 및 무력 활동에 종사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번 러시아 파병은 북한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북한군 파병은 전 세계의 전쟁 중단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러-우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고 인도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에너지와 곡물 공급망에 차질을 초래해 글로벌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북한은 파병을 중단해 ‘돈을 받고’ 용병을 보내 세계 평화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