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 복원…1980년 5월 모습 그대로 재현
20일, 공청회 형식 소통회의
사진·증언 토대로 '원형 복원'
열흘간의 항쟁을 사실적으로
'소년이 온다' 연계 전시 의견도
사진·증언 토대로 '원형 복원'
열흘간의 항쟁을 사실적으로
'소년이 온다' 연계 전시 의견도
2024년 11월 20일(수) 18:48 |
박태훈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 전시콘텐츠팀장이 20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사업과 전시기본설계안을 발표하고 있다. 민현기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20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 사업의 기본설계를 설명하고 전시콘텐츠 관련 소통회의를 열었다.
옛 전남도청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5월27일까지 시민군이 끝까지 맞섰던 항쟁지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과정에서 옛 전남도청 건물 일부가 철거되고 변형됨에 따라 복원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곳이다.
이에 지난 2017년 제37주년 5·18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복원을 약속했고, 2019년부터 옛 전남도청 복원에 대한 설계가 추진됐다. 이후 추진단은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청회 형식의 소통회의를 수차례 거치며 옛 전남도청 내 전시콘텐츠 관련 의견을 수렴해왔다.
옛 전남도청에 복원되는 건물은 총 6개로 도청 본·별관과 도경찰국 본관, 도경 민원실, 상무관 등으로 이들을 잇는 연결통로까지 복원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489억원이며 이중 건설공사 계약금은 225억원이 투입됐다.
‘원형 복원’ 원칙을 세운 추진단은 1980년 5월의 사진과 영상 등 과거 자료를 기반으로 3층 도지사실에 10일간의 항쟁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만들 계획이다.
철제 의자 2개를 설치해 경계를 섰던 시민군의 모습을 벽면에 그림자 형태로 표현하고 주변에는 시민들의 진술과 증언을 새겨 넣는다.
1980년 당시 시민군이 상황실로 활용했던 1층 서무과 외벽에 남아있는 계엄군의 탄흔 9개와 이 중 아직 박혀 있는 탄두 6개를 AR(증강현실) 등을 통해 선보이며 시민군의 무전 교신, 시민군이 발급했던 출입증 등을 함께 전시한다. 방송실의 경우 계엄군의 진압작전을 앞두고 시민항쟁 참여를 호소했던 목소리가 울려 퍼지도록 설계했다.
2층 부지사실에서는 온건파와 강경파로 나뉘었던 시민수습위원회 회의가, 기획관리실장실에서는 기동타격대 창립 선서, 내무국장실에는 윤상원 시민군 대변인의 외신언론 기자회견 등을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추진단은 국방부의 협조를 얻어 기동타격대가 타고 다녔던 군용 지프트럭과 같은 차량을 마련해 탑승 체험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다만 건물 내부 사무실 공간에 설치됐던 바닥재나 벽재, 천장재 등이 현재는 생산되지 않고 있어 최대한 유사한 상품을 수소문해 원형 복원에 힘쓸 예정이다.
옛 전남도청 뒤쪽에 조성되는 옛 전남도경찰국 2층에는 주제영상실이 설치돼 12·12 군사반란에서 5·18민주화운동까지 서사를 잇는 영상을 홀로그램을 통해 송출한다. 또 시민군이 휴식을 취했던 공간의 의미를 살려 어린이·청소년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함께 조성한다.
지난 9월 시민 설명회에서 퇴직 언론인들이 요청했던 언론검열관실도 본격 논의됐다. 과거 모습 그대로 복원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언론검열관실 관련 자료를 건네받아 복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질의응답에서 추가 의견도 제시됐다. 최후항쟁이 벌어졌던 1980년 5월 27일 3공수여단 2중대가 도청 옥상부터 점령해나가며 시민군이 겪은 비극을 풀어낼 수 있는 에피소드가 보충해야 한다는 것과 최근 옛 전남도청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 소설 속 ‘동호’의 모티브가 된 고(故) 문재학 열사가 계엄군에 맞서다 끝내 산화한 곳인 만큼 연계한 전시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장경근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장은 “복원 공사 특성상 공사 진행 과정에서 현장에서 검토하고 조정할 사안이 수시로 발생해 당초 착공시점보다 공사기간이 2.5개월 지연됐다”면서 “광주시, 5·18 단체와 협의해 ‘원형 복원’ 대원칙을 지키며 안전하고 충실한 복원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