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윤 탄핵·임기 단축 개헌’ 목소리…지도부는 고심
“정권 퇴진 위한 투쟁 선언해야”
야권 연대 주도…여론 결집 나서
지도부, 정치적 부담 등 고려 신중
“개별의원 차원, 당 공식입장 아냐”
야권 연대 주도…여론 결집 나서
지도부, 정치적 부담 등 고려 신중
“개별의원 차원, 당 공식입장 아냐”
2024년 11월 20일(수) 15:41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현희 최고위원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20일 “윤석열 정권의 국정농단을 규탄하고 특검을 촉구하는 비상행동을 국민, 당원과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할 것”이라며 “대표 1심 선고가 윤 정권의 정적 죽이기에 화답한 정치 판결인 만큼 현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11월을 ‘김건희 여사 특검의 달’로 규정한 민주당은 일단 특검법 관철을 위한 2차 비상행동에 돌입했다. 주말 대규모 장외 집회와 ‘천만인 서명운동’은 물론 27일까지 광화문·용산 등에서 릴레이 1인 시위도 병행하는 등 장외 여론전을 강화할 방침이다.
23일 서울에서 열리는 4차 장외집회는 3차와 마찬가지로 시민사회, 야권과 함께 대정부 투쟁 연합 전선을 꾸린다.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 녹음 파일 공개 등으로 여당을 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안에서는 특검에 찬성하는 국민의 여론을 등에 업고 대여 투쟁 수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분출하고 있다. 나아가 윤 정부의 실정과 대통령 부부의 각종 의혹을 앞세워 정권 퇴진을 위한 투쟁을 선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40여명이 모인 야권 의원 연대 모임인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연대’와 30여명으로 구성된 임기 단축 개헌을 추진하는 ‘대통령 파면 국민투표 개헌 연대’가 주도하는 움직임이다. 이들은 이 대표 선고 이후 정부·여당에 반대하는 여론을 결집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박지원 의원은 전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강한 투쟁밖에 없다”며 “70∼80%의 국민이 ‘김건희 특검’을 찬성하고 있고 (야권과 시민사회가) 뭉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투쟁 수위를 윤석열 퇴진으로 올려야 한다. 역풍이나 방탄(비판)은 두려워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한 조국혁신당은 이날 오전 광화문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초안을 공개하고 민주당의 탄핵 추진 참여를 촉구할 계획이다. 혁신당 관계자는 “현재 민심의 탄핵 요구가 너무 높다”며 “민주당도 탄핵 열차에 빨리 탑승해야 한다”고 했다.
원외 친명(친이재명) 조직도 가세했다. 친명계 최대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는 전날 성명을 내고 “이제 민주당이 행동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의 선봉에 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혁신회의는 “국민은 상식으로 판단한다. 김건희 특검을 요구하는 70~80%의 국민,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는 60%의 목소리가 이를 증명한다”며 “민주당이 강력한 투쟁의 선봉에 서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요구를 스스로 외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안팎으로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민주당은 아직 개헌 및 탄핵 주장에 대해 “공식 입장이 아니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지도부는 “당 차원에서 탄핵이나 임기 단축 개헌을 논의한 바 없다”며 ‘개별 의원 차원’으로 선을 긋고 있다. 탄핵을 섣불리 꺼냈다가 자칫 보수층의 역결집을 부를 수 있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한 정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탄핵이나 개헌을 통한 조기 대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현재로서는 특검 등을 통해 구체적인 위법행위를 낱낱이 파헤쳐 국민적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