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외무상, 푸틴과 민감한 이야기… 김정은 방러 등"
2024년 11월 20일(수) 13:55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뉴시스
국가정보원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면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 계획 등 민감한 이야기를 나눴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정원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투입돼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20일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이 “최 외무상은 10월28일부터 11월6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했고, 흔들림 없는 러시아와 북한 관계를 과시할 목적으로 방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이번 방러 기간 중 러시아와 북한 간 첫 외무장관 전략대화를 11월1일 실시했고, 이것은 신조약에 따른 전략적 협력 확대와 반미 연대 강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체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하면서까지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자 했던 북한의 노력이 돋보였고, 휴일에 만난 것으로 추측되는데 그 정도로 중요한 사안들이 논의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고 세부 내용은 파악 중”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이번 면담은 단순 의전용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판단이 제시됐다”며 “특히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제기됐다”고 부연했다.

또 이날 국정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투입돼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11군단 병력 중심으로 구성된 북한군 1만1000여명이 러시아 동북부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치고 10월 하순경에 쿠르스트로 이동 배치됐다”며 “현재 러시아 공수여단과 해병대에 배속돼서 전술 및 드론 대응 훈련을 받고 있고, 일부는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군이 최전선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한 만큼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작전 수행 상황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파병과 더불어 군수물자들을 추가 지원한 동향도 포착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폭탄과 미사일,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까지 추가 수출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며 “러시아가 기존에 사용하지 않는 무기들이기 때문에 운용 교육이라든지 정비를 위해서 북한 병력도 함께 파병됐을 가능성 높다”고 밝혔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