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양성’ 김나정 “결박당한 채 강제 투약했다” 주장
2024년 11월 18일(월) 16:12
김나정
필리핀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마약 투약 사실 등을 자수한 모델 김나정(32)이 강제로 마약 투약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18일 김나정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안녕하세요 김나정입니다,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라며 법무법인 충정 측과 함께 작성한 ‘김나정 입장문’ 전문을 공개했다.

입장문에서 김나정은 필리핀에서 95년생 젊은 사업가라고 자처하는 A씨를 소개받았다고 전했다. 사업과 관련해 필리핀에 방문한 김나정은 A씨와 술을 마신 뒤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진 채 (마약으로 추정되는)연기를 흡입, 이를 피하자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강제로 연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손이 묶인 채 안대가 씌워진 모습 등은 김나정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영상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해당 영상을 촬영할 경우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김나정의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에어드롭(스마트폰 무선 파일 공유 기능) 등의 방법으로 전송받아 영상을 보관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충정 측은 해당 영상이 당시 김나정이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것의 증거라는 입장이다.

이 외에 김나정은 필리핀 방문 목적이 ‘스폰’을 받기 위해서였다는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며 A씨가 김나정에게 마약을 강제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면서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충정 측은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지만 김나정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다수의 범죄를 저질러 수배 중으로 현재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과 관련해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 영상 통화를 했고 그 과정에서 A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A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며 “김나정은 긴급 구조요청을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다고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A씨가 김나정의 목숨을 위협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고도 전했다.

충정 측은 “피해 영상을 포함한 다른 증거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사실과 다른 진술을 일부 한 게 있다”며 “김나정은 A씨가 협박을 실행에 옮길 것을 걱정해 그의 존재를 드러내기 어려워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나정은 지난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필리핀에서 마약을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 죽어서 갈 것 같아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귀국 후 김나정의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에서는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으며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류 정밀 감정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