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에 장거리 무기 허용… 외신 "북한군 파병 대응"
2024년 11월 18일(월) 09:4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1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들의 우크라이나 지원 행사에서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뒤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을 처음으로 허용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타격을 위해 사거리가 190마일(약 300㎞)에 달하는 미 육군전술미사일시스템(ATACMS·에이태큼스) 사용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지난 5월 하르키우 ‘방어 목적으로만’ 사거리가 50마일(약 80㎞)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끈질긴 요청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확전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그 이상은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바이든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나온 중대한 정책 변화라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결정에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NYT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용한 것은 러시아가 북한군을 전투에 투입하기로 하는 갑작스러운 결정에 대한 대응”이라며 “이번 변화로 전쟁 흐름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하진 않지만, 정책 변화의 목표 중 하나는 북한군에 그들의 군대가 취약하고 더 많은 군을 보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 역시 “이 무기는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병력 수천명을 파견하기로 한 결정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가 일부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되찾는 것을 돕기 위해 러시아에 군을 파견했으며 현재 한국과 미국, 우크라이나는 북한군 파병 규모를 1만2000명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북한군을 포함해 병력 약 5만명을 투입해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려고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미국 등이 우크라이나에 러 본토 타격에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의 직접적인 대결로 간주하겠다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지속하는 데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으며 전쟁을 신속하게 끝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현재 전선을 동결하는 수준에서 종전 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