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5일(금) 17:45

지난달 31일 오전 광주 북구 신용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폐기물 수거차량에 치여 숨진 김모(7)양의 추모공간이 마련됐다. 윤준명 기자

지난달 30일 광주 북구에서 발생한 수거차량 초등생 사망사고 발생 장소의 2022년(왼쪽)과 2023년의 모습. 피해 초등생 유가족 제공

지난달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재활용 폐기물 수거차량에 치여 숨진 초등생의 유족들이 관련자 처벌 요구와 함께 국민들의 관심과 동참을 호소했다.

15일 피해 초등생 김모(7)양의 유가족 김모씨는 전남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파트 관리업체에서 지난 2023년 사고 위치의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연석을 제거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후 폐기물 업체의 수거차량 등이 안전수칙을 미준수한 채 인도에서 작업해와도 아파트 관리업체는 수수방관한 채 어떠한 제지와 안전관리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하는 안전 관리 의무는 아파트가 만든 시설물인 쓰레기장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쓰레기장을 드나드는 폐기물 수거 차량으로 발생한 사고 또한 관리상 결함에 해당한다”며 “아파트 연석이 왜 치워졌는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위배사항이 없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 등 유족들은 △아파트 단지 인도 등 도로교통법 적용 및 안전조치 의무화 △사설 폐기물 업체 등 폐기물 관리법 적용 △초등학교 인근 주거단지 도로 보호조치 마련 △아파트 관리업체 등 보행자 안전 관련 법적 의무 강화 등도 함께 요구했다.

김씨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함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국민동의청원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오후 1시20분께 광주 북구 신용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A(49)씨가 몰던 5톤 폐기물 수거차량이 후진하던 중 하교하던 김양을 추돌했다. 이 사고로 크게 다친 김양은 현장에서 숨졌다. A씨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사이드미러를 보고 후진하다가 김양을 보지 못했다”고 자신의 부주의를 인정했다.

앞서 유족들이 올린 ‘아파트 인도 위에서 폐기물 수거 차량에 치여 세상을 떠난 아이 사고 관련 아이들 안전을 위한 법 개정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요건을 충족해 지난 13일 공개됐으며, 15일 오후 3시 기준 3665명(7%)이 동의한 상태다. 다음달 13일 자정까지 5만명이 동의하면 청원이 접수되고 관련 위원회에 회부, 심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