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기준 체질량지수 한국도 변경해야”
건보공단 건강보함연구원 연구 결과
서구형 체질로 변모 기존 25→27로
성인 847만명 21년간 추적 후 제시
2024년 11월 12일(화) 11:07
체중 조절을 위해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체중을 줄이려면 섭취하는 칼로리(열량)를 줄이면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주말에 고강도 운동을 몰아서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대한민국 비만기준인 체질량지수를 변경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 지역의 기준을 따르고 있다. 현재 한국의 비만 기준 체질량지수(BMI)는 25 이상으로 보고 있지만, 국내 상황에 맞게 최소 27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원의 입장이다. 체질량지수(BMI)는 체중을 신장으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2002~2003년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최대 847만명을 21년 간 추적 관찰해 BMI 수준별로 사망과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 정도를 분석한 결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우리나라 국민에게 적합한 기준을 제시했다.

BMI와 총사망 간의 연관성 분석 결과에서는 공통으로 현재 비만 기준인 BMI 25 구간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은 U자 형태를 나타냈다. 관찰 시작 시점 이후 5년 내 사망자를 제외한 분석 결과 BMI 25구간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고 BMI 18.5 미만과 35 이상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높았다.

특히 BMI 25 이상에서 사망 위험 증가 폭을 살펴보면 29 구간에서 이전 구간 대비 사망 위험 증가폭이 2배 커진 것을 확인했다.

BMI와 심뇌혈관질환(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발생 간의 연관성 분석 결과에서는 BMI가 높아질수록 질병 발생 위험이 전반적으로 증가해 BMI 25 구간을 비만 기준으로 특정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비만협회 등에서는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가 BMI 25 이후부터 계속 오르기 때문에 질환의 위험도를 고려해 비만 기준을 BMI 25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번 연구에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BMI 18.5 미만에서 가장 낮았으며 이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은 BMI 27 구간, 심혈관질환은 BMI 29 구간, 뇌혈관질환은 BMI 31 구간에서 이전 구간 대비 질병발생위험 증가폭이 커졌다.

이선미 건강보험연구원 건강관리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 성인의 심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을 동시에 고려할 때 현행 비만 기준을 최소 BMI 27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공단은 만성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성이 높은 비만 연구를 중심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건강관리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의료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BMI 23이 가장 낮은 사망 위험 구간이었으나 체형과 생활 습관, 질병 양상이 서구와 닮아가면서 BMI 25로 이동했다”면서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한국인 비만 진단 기준은 BMI 27로 상향 조정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