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피자헛’ 회생절차 돌입… 210억 소송 패소
2024년 11월 05일(화) 17:47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 앞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국내 대표 피자 프랜차이즈인 한국피자헛이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5일 법원과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2부(부장판사 오병희)는 이날 한국피자헛 유한회사에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보전처분은 채무자가 재산을 소비하거나 은닉,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하거나 변제하는 등의 행위를 막기 위해 채무자의 재산을 묶어두는 것으로,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 등을 금지하는 것을 뜻한다.

법원은 전날 한국피자헛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와 자율적인 구조조정(ARS·Autonomous Restructuring Support) 프로그램 신청을 접수했다.

한국피자헛은 지난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감소해 왔다.

한국피자헛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9년 약 62억원에 달했지만 2020년 56억원, 2021년 4억4300만원으로 감소한 뒤 2022년 영업손실 약 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약 1665.7% 증가한 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키웠다.

특히 가맹점주들이 지난 2020년 피자헛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어려움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재판에서 피자헛은 점주들로부터 총수입의 6%를 고정수수료로 받으면서 별도의 합의 없이 차액 가맹금을 추가로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2019~2020년분 차액가맹금에 대해서만 가맹점주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이후 2심은 가맹점주가 청구한 전액을 돌려주라 판단하면서 반환 금액은 75억원에서 210억원으로 불어났다

한국피자헛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일부 소송 참여 점주가 2심 판결 이후 지난달 4일부터 가맹본부가 사업 운영 비용을 처리하고 있는 은행 계좌에 압류 및 추심 조치를 진행했다”며 “한국피자헛 가맹본부는 그동안 정상적으로 운영해 왔으나 가집행 절차에 들어가면서 종업원 급여지급, 협력업체 납품 대금 지급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자헛의 운영에는 문제가 없으며 2심 판결 이후 일부 점주들의 강제집행으로 인해 계좌가 동결돼 발생한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을 뿐”이라며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계좌 동결을 해제해 현금 흐름을 정상화하기 위한 것으로, 1000여명의 피자헛 구성원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전국 피자헛 330여개 매장은 정상적으로 영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