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구원, 市·산하기관 연구과제 별도수당 ‘논란’
기본연구비 외 외부용역비 수령
총 4억3000만원…1인당 1866만원
“기본연구 소홀, 외주 치중” 우려
연구원 “용역 최소화 노력할 것”
2024년 10월 30일(수) 18:39
광주전남연구원에서 분리된 광주연구원이 연구직 직원들에게 기본 연구과제 수행비 외에 광주시 산하기관 등에서 의뢰한 용역과제 수당을 별도로 지급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광주시와 광주시의회, 광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전남도와 8년간의 동거를 끝내고 지난해 9월 독립한 광주연구원이 1년간 기본과제와 함께 시 산하기관의 용역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개인당 평균 3466만원 수준의 연구비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연구비는 기본급여와 별도다.

광주연구원 연구직 23명이 연간 수행할 연구는 총 53개로, 1개 연구에 보통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 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개인 평균 2.3회에 달하는 연구가 충실하게 수행됐는 지, 제대로 된 연구 결과가 도출됐는 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광주연구원 연구직들이 수행 중인 기본 연구과제는 45건이며, 연구비는 8억원이다. 세부내역을 보면 3건의 기획연구는 과제당 4300만원의 연구비가, 21건의 현안연구는 과제당 2300만원, 21건의 현안분석은 과제당 520만원이 책정됐다. 과제당 평균 연구비는 1600만원으로, 23명의 연구직들은 1.9건의 연구를 수행하며 3000만원의 연구비를 수령하는 셈이다.

광주연구원의 연구비 수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광주시 산하기관에서 별도의 비용을 주고 맡기는 용역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산하기관은 용역과제를 민간 대신 광주연구원에 의뢰할 경우 10~30% 가량 저렴하고 원하는 날짜에 납품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의뢰 건수가 많았지만 점차 줄어 올해는 총 8건에 이중 3건은 보조금 사업이다. 해당 용역과제 연구비는 4억2930만원으로 건당 평균 5366만원이며, 광주연구원 23명이 전원 투입됐다고 가정할 경우 개인당 1866만원의 연구비가 지급된다.

결국 기본연구와 용역연구를 합하면 산술적으로 전체 53건의 과제에 12억2900만원의 연구비가 책정돼 연구직 1인당 연구 2.3회에 3466만원의 별도 연구비가 지급된다.

이에 따라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광주연구원이 별도로 돈을 받고 외부 위탁 연구를 하는 이유와, 하나의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는데 제대로 된 연구결과가 나오겠느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행자위 소속 채은지 의원은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중 수급 문제가 있다면 행감서 지적될 만한 사안이다. 기본연구를 뒤로 미룬 채 시에서 준 외주(수당)를 챙긴 것 아닌가”라며 “시·출연기관에서 연구원에 의뢰하는 사안은 일부 ‘결과가 정해져있거나 급한 사안’들이 있다. 일각에서 나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가 업무인 공무원에게 광주시 연구과제를 맡길 때마다 따로 수당을 주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연구원들이 별도의 연구를 진행하면 수당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된 순간 충분히 현혹될 만 하다. 대안과 시정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연구원측은 용역 비중을 대폭 축소하는 한편 연구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광주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기본연구과제가 45개나 되는 것은 과거 용역으로 운영했던 일들을 비용을 받지 않고 기본연구로 돌렸기 때문”이라면서 “결과물이 취약할 것이라는 지적 역시 모든 연구직들이 최선을 다해 연구에 임하고 있는 만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치국 광주연구원장도 “오해가 있다. 과거 전남과 같이 할때는 외부 용역이 많았지만 대부분 시·군이 많은 전남때문이었다”면서 “현재는 그 절반도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며, 그나마 해당 용역도 광주시의 행정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노병하·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