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노벨상 도시 광주, 국회도서관 분원 최적지”
광주 국회의원 8명 ‘호남분관 토론회’
정보 불균형·지식 격차 등 해소해야
“민주인권·AI 특화…다양한 접근 가능”
‘제2의 한강’ 등 지역인재 배출 역할
2024년 10월 30일(수) 18:34
30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국회도서관 호남분관, 왜 광주인가’ 토론회 참석자들이 행사 종료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준호 의원실 제공
최근 광주 출신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지역 내 ‘책 읽는 도시’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광주에 국회도서관 호남분관을 유치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지역거점 도서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AI도시 광주의 ‘미래형 도서관’ 추진 등을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 8명의 국회의원(정진욱·안도걸·조인철·양부남·정준호·전진숙·박균택 ·민형배)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도서관 호남분관, 왜 광주인가’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토론회에는 신수정 광주시의장, 박노수 경희대·노우진 건국대 교수, 이경진 한국문화관광연구위원, 박경현 국토연구원 센터장, 김승봉 국회도서관광주관유치추진위원 및 시민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도서관 분관을 호남권역에 신설해 5·18로 표상되는 광주의 역사성을 공고히 하고 국가지식 자산을 분산 보존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시민들을 대상으로 호남분관 필요성을 알리는데 중점을 뒀다. 앞서 광주 의원들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부터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국회 광주도서관 신설 당위성을 피력하는 등 물밑 행보를 지속해왔다.

양부남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국회도서관은 대한민국의 보편적인 지식 서비스 제공 기관으로 서울·부산에 유치돼 있다. 이런 맥락에서 호남분관 또한 ‘지식정보거점 역할’로서 꼭 유치돼야 한다”며 “한강 작가의 수상으로 독서에 대한 전국민적 열풍이 이는 시기, 광주가 (호남분관 유치 등으로) ‘인문 도시’로서 위상을 확고히 잡을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발제·토론자들은 국회 광주도서관의 효과성을 피력하며 ‘호남거점 도서관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박노수 교수는 “820만권 이상의 장서를 보유한 국회도서관은 자료 저장소를 넘어 정보 허브와 지식공유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호남분관은 지역 입법활동을 지원하는 등 정보 접근성의 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라며 “광주라는 도시 특성상 민주인권 특화 도서관 등 다양한 접근도 가능하다. 지난 2022년 설립된 국회 부산도서관의 경우 현재 해양·항만·물류 등을 특화 정보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각 지역별 소장 자료가 보존된다는 이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노우진 교수는 “미국·영국 등 해외 사례를 볼 때 국립도서관은 지역균형개발 및 지식격차해소, 연구조사 기능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충청권인 세종관도 오는 2030년 설립될 예정이다. 이제는 더 이상 호남분관 배치를 미룰 이유가 없다. 민주화 연구·전시·보존을 위한 센터를 비롯해 공연 등이 어우러진 ‘빛고을복합문화관’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중심도시 광주를 강조하며 ‘미래형 도서관’을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승봉 추진위원은 “광주는 민주주의 상징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중심 스마트 도시’라는 강점도 가지고 있다. 지역민들이 기대하는 호남분관은 이들이 어우러진 ‘스마트 지식 허브’일 것”이라며 “국회 광주도서관은 AI기반 맞춤형 정보제공 서비스·자동 번역 등 첨단 지식 플랫폼이 구축 돼야한다. 또 24시간 디지털 서비스 및 산학연 협력을 통해 연구자·산업 종사자들의 활용성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지역 정서·문화적 서비스를 위해 호남 대표 도서관 유치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김선문 국회도서관시민추진위 대표는 “앞서 현대미술관 광주분관 유치가 엎어졌다. 많은 시민들이 굉장히 아쉬워했다”며 “토론회를 통해 국회도서관이 ‘다기능 다목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됐다. 남녀노소 미래세대까지 함께할 수 있는 도서관 설립으로 ‘제2의 한강’ 등 유수한 인재들이 지역에서 배출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정준호 의원은 “다음 국회도서관 분원은 민주주의 성지이자 노벨문학상의 도시 광주에 유치할 차례”라며 “토론회를 통해 국회 광주도서관 설립 과제·의견 등을 수렴할 수 있었다. 광주 8명 의원이 원팀으로 힘을 모아 국회 광주도서관 건립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사무처는 지난달부터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분관 설립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국회 광주도서관 유치가 확정되면 접근성·복합성 등을 고려해 설립 위치를 선정하게 된다. 현재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곳은 남구·북구·광산구 등이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