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길 나이에 우르르' 외모 품평 하이브 "고개 숙여 사죄"
2024년 10월 29일(화) 17:12 |
지난 7월31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 뉴진스의 팬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놓여 있는 모습이 유리창에 비치고 있다. 뉴시스 |
29일 이재상 하이브 CEO(최고경영책임자)는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과문을 통해 “지난 10월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당사의 모니터링 문서에 대해 아티스트분들, 업계 관계자분들, 그리고 팬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 CEO는 “해당 문서는 업계 동향 및 이슈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여론을 사후적으로 취합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라며 “시장 및 아티스트 팬의 여론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 리더십에게만 한정해 공유되었으나 내용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K팝 아티스트를 향한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표현이 그대로 담긴 점, 작성자 개인의 견해와 평가가 덧붙여진 점, 그 내용이 문서로 남게 된 점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특히 전혀 사실이 아닌 역바이럴에 대한 의혹까지 더해져 무고한 아티스트분들과 구성원들이 오해와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죄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이 CEO는 “문서에 거론돼 피해와 상처를 입게 된 외부 아티스트분들께 정중하게 공식적으로 사과드리고, 각 소속사에는 별도로 연락드려 직접 사과드리고 있다”며 “회사로 인해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하이브 뮤직그룹의 모든 아티스트분들께도 진심을 다해 공식 사과를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문서를 공유받은 리더십의 문제 인식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CEO로서 해당 모니터링 문서 작성을 즉시 중단시켰다”며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를 수립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이브는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타사 아이돌들의 외모를 품평한 ‘업계 동향 보고서’ 일부가 공개되며 비판을 받았다.
당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해당 보고서에는 ‘멤버들이 한창 못생길 나이에 우르르 데뷔시켜놔서 누구도 아이돌의 이목구비가 아닌 데다가’, ‘성형이 너무 심했음’, ‘다른 멤버들은 놀랄 만큼 못생겼음’ 등의 문구가 담겼다.
이에 하이브는 국정감사 도중 “보고서 중 일부 자극적인 내용이 짜깁기 됐다”며 유출 세력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문을 발표, 야당 의원들의 질책이 거세지자 홈페이지에서 입장문을 삭제하기도 했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김태호 COO(최고운영책임자)는 “국감 진행 중 입장문을 낸 것은 당사의 명백한 불찰”이라며 “국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국회의 권위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사과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