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전남경찰청>수사자료 유출·용의자 도주 '경찰 기강 해이' 질타
음주운전 7명 등 38명 징계 받아
‘승진 브로커 뇌물수수’ 도마 위
완도경찰 압수물 현금 절취 지적
모상묘 청장 "특단의 대책 마련"
2024년 10월 21일(월) 18:35
모상묘 전남경찰청장이 21일 오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전남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광주·전남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22대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전남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수사자료 유출, 용의자 호송 중 도주, 승진 청탁 등 경찰의 공직기강 해이에 관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 전남경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남 경찰의 공직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지난해와 올해 광주·전남의 경찰관 62명이 징계를 받았다. 전남만 특정해서 보면 38명이 징계를 받았고, 음주운전이 7명, 금품향응수수 7명, 성비위 5명, 품위손상이 13명, 복무규정위반이 3명, 직무태만 3명 등으로 전체 인원 대비 38명이면 많지 않다고 볼 수도 있지만, 법을 집행하는 경찰이기에 엄격하게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있다”면서 “‘순천 박대성 사건’의 수사자료가 인터넷에 유출됐고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주의를 당부한다”라고 지적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박대성 사건이 빠른 시간 내 검거가 된 점은 다행이지만, 수사과정에서 수사 내부 보고서가 현직 경찰에 의해 유출됐다는 것은 공직기강이 해이해졌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최근에는 무안에서 전직 경찰이 지나가는 행인에게 상해를 입혔고, 언론에 보도되자 현직 경찰관이 기자를 겁박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경찰의 갑질이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공직기강에 관한 질타를 이어갔다. 한 의원은 “공직기강 관련해서 5년간 기소된 전남경찰이 82명으로 18개 시·도 중 5번째로 높은 수치다. 재판에 넘겨졌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유죄 판결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준법 정신과 공직기강에 대한 문제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다수의 전·현직 고위직 전남경찰이 구속된 ‘승진브로커를 통한 뇌물수수’ 사건도 논란이 됐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판 가정에서 변호사가 ‘사건 당시 경찰 공무원 사이에 경감 2000만원, 경정 3000만원 등 승진 청탁비를 주는 것이 관행적으로 퍼져 있고, 피고인은 관행에 따랐을 뿐이다’고 주장했다”면서 “전남 경찰 사이에 얼마나 인사청탁에 관한 금품이 오고 갔으면 이런 얘기가 있었겠냐. 이 문제에 대해 전남경찰청장은 국민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나주에서 폭행 혐의로 호송되던 불법체류 외국인 피의자가 도주한 사건과 완도경찰이 압수물인 현금을 절취하고 종이를 채워넣는 등 수사 과정에서 경찰 내부에서 불거졌던 사건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나주경찰에서 불법체류 외국인이 호송 중 경찰을 밀치고 도주하는 말도 안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10시간 만에 잡혔지만, 놓친 시간동안 다른 사건·사고가 발생해 치안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5회에 걸쳐 완도경찰이 증거물보관실에서 보관하던 압수물을 절취하는 사건이 발생해 4년동안 3541만원 상당의 현금이 절취됐고, 해당 경찰이 봉인지가 붙어있는 압수물만 절취했고 현금 절취 후 지폐를 가장해 A4 용지를 넣어두기까지 했다”면서 “점검물 관리자만 알아야 할 비밀번호는 편의를 위해 24시간 근무자가 상주하는 형사팀 직원들과 공유됐고 절취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한번도 변경되지 않았으며 지난해 3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점검물 관리 실태를 점검했는데도 봉인된 압수물이라는 이유로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렇게 증거물 관리가 허술하게 진행되면 자칫 증거물 조작이나 조작도 발생하지 않겠냐”고 꼬집었다.

모상묘 전남경찰청장은 압수물 관리와 관련해 “완도 사건 발생 이후 22개 전 경찰에 대해 전수 점검을 마쳤고, 비밀번호를 공유하던 관행이나 관리자와 감독자만이 관리할 수 있도록 바로잡았다”며 “현금의 경우 종이봉투가 아닌 비닐봉투를 사용하도록 지시하는 등 증거물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잇따른 기강해이에 대한 지적에는 “그 부분은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 청렴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경찰이 되도록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