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에 지역경제도 ‘들썩’
유통·숙박·외식업계 ‘특수’ 기대
야구장 인근·상무지구 호텔 ‘만실’
주점, 주류 할인·치킨서비스 제공
기아차 “기업 브랜드·이미지 제고”
야구장 인근·상무지구 호텔 ‘만실’
주점, 주류 할인·치킨서비스 제공
기아차 “기업 브랜드·이미지 제고”
2024년 10월 21일(월) 18:28 |
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지난 2017년 이후 7년 만에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가운데 유통·외식업계 등 ‘한국시리즈 특수’를 노리는 각 업계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정규시즌 당시 광주 동구의 한 주점에서 야구팬들이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 |
유통업계를 비롯 숙박·외식업계는 ‘한국시리즈 특수’를 기대하며 마케팅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는 등 KIA의 7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는 삼성라이온즈와 올해 챔피언 자리를 두고 겨룬다. 영호남 전통 인기구단 간 맞대결답게 예매 시작부터 대기자만 수십만명에 달하는 등 지역민은 물론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이에 유통·외식업계 등 ‘한국시리즈 특수’를 기대하는 각 업계들도 야구팬 모시기에 한창이다.
지역 유통업계는 한국시리즈 기간 델리·주류 등 먹거리 매출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프로야구 정규시즌 당시 지역 유통업계의 매출이 급등한 바 있다.
광주지역 이마트에 따르면 정규시즌 막바지인 지난 9월 한달 간 지역 내 이마트 3개점의 델리류 누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KIA가 선전을 이어가며 올해 야구의 인기가 역대급에 달한 덕이다.
특히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 인근에 위치한 이마트 광주점의 델리 매출은 전년보다 15.4%나 뛰었다. 주로 경기를 관람하며 먹을 수 있는 △김밥 294.2% △샌드위치 103.9% △초밥 26.2% △치킨 88.8% △닭강정 83.4% 등이 매출 신장을 견인했다. 가을까지 이어진 폭염에도 야구 관람객이 증가하며 △이온음료 51.4% △맥주 26.4% 등 음료·주류 상품 매출도 크게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야구장과 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이마트 광주점의 경우 타 지역 관람객 및 단체 관람객의 수요가 증가해 먹거리·주류 등의 매출이 고신장한 듯하다”며 “이번 한국시리즈 기간에도 먹거리 상품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국시리즈 관람을 위해 광주를 찾는 방문객이 늘면서 숙박시설 예약률도 급증했다.
A사 숙박어플로 예약 내역을 살펴본 결과, 한국시리즈 경기 첫날인 21~22일(1박 기준) 야구장 인근 숙소 대부분이 예약이 마감됐거나 ‘남은 객실 1개’ 등의 문구가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근 숙소만 아니라 야구장에서 차로 15분 이상 떨어진 상무지구의 호텔도 낙수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상무지구의 한 호텔 관계자는 “경기 첫날인 21일 객실 예약률은 90%를 넘어섰고 22일 예약률도 80%를 웃도는 등 한국시리즈 개최에 따른 예약률 상승 효과가 크다”며 “예약률이 낮을 때와 비교하면 2배 정도, 단체예약이 많은 날과 비교하면 30% 정도 예약률이 높은 편이다. 단가가 높은 ‘스위트 객실’의 수요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음식점과 주점도 야구팬 모시기에 나섰다. 한국시리즈 기간 주류 할인 판매에 들어가거나 ‘우승 시 주류 무료’, ‘우승 시 3일간 치킨 서비스’ 등의 이벤트를 준비하며 시리즈 종료 이후에도 이어질 ‘반짝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형 스크린이 구비돼 있는 주점의 경우 야구경기가 있는 날 매장을 찾는 손님이 늘어 평소보다 매출이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무지구에서 대형 스크린을 갖추고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58)씨는 “야구 등 스포츠 경기가 있을 때는 평소보다 매출이 30% 이상 증가한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시작 전부터 매장 예약 문의가 많았기에 경기 내내 만석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시리즈 우승 시 테이블마다 소주 혹은 맥주를 2병씩 제공하는 행사를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야구장 컨셉으로 매장이 꾸며져 있어 실제 경기장에서 야구를 관람하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는 충장로의 한 주점도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사장 손모(45)씨는 “지난 주말 출근하자마자 예약문의 부재중 전화가 80통가량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문의가 쏟아져 이번에는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자리를 제공하기로 했다”며 “야구장 컨셉이라는 특수한 환경 탓에 경기 유무에 따른 매출 차이가 5배 정도로 매우 크다. 한국시리즈 기간 매출 상승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정규시리즈 우승 때에는 야구 유니폼을 입고 온 손님에게 3일 동안 치킨 서비스를 제공했다. 확실히 정해진 바는 없지만, 이번 한국시리즈 우승 시에도 비슷한 이벤트를 진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
KIA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따른 경제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KIA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다면 기업의 브랜드 가치 및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광주지역 기아자동차 점유율은 40%로, 전국 평균인 38.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광주지역에 기아차 광주공장이 위치해 있는 데다 KIA타이거즈가 광주를 연고지로 두고 있어 기아차에 대한 지역민들의 친숙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광주지역 기아차 점유율이 높은 것은 기아차 광주공장이 지역에 위치해 있어 지역민에게 친숙한 기업인 덕도 있지만, 운영 구단인 KIA타이거즈의 인기에 따른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도 크다”며 “정규시즌부터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KIA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2번째 우승을 차지한다면 브랜드 가치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지난 2017년 통합 우승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차량별 특별 할인 행사를 연 바 있다.
한편 광주시는 한국시리즈 기간인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공공배달앱 특별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2000명에게 3000원 할인쿠폰이 지급되고, KIA타이거즈가 우승하면 5000원 할인 이벤트도 진행된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