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주 ‘백색가전’ 고부가가치로 변화해야
구모델 해외이전 대책도 필요
2024년 10월 21일(월) 17:08
삼성전자 광주공장 일부라인이 11월 멕시코로 이전한다고 한다. 생산을 줄이면 지역 일자리가 줄 것이고, 협력업체의 경영난을 가져올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백색가전 프리미엄 전략에 따라 광주공장은 늘 건재했다. 그동안 수차례 제기됐던 해외 이전설은 지역경제의 악영향을 우려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광주공장은 수원공장에서 2004년 생활가전 라인이 100% 이전하면서 광주는 ‘백색가전의 메카’가 됐다. 매년 3조~4조 원의 매출과 최소 2000명 이상의 지역인력 고용효과도 기대될 것으로 그 당시 예측됐다. 백색가전은 국내의 고임금 시장에서 하향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부산으로 이전하려다 광주로 왔다는 설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런 이유 탓인지 삼성전자는 앞서 2010·2014·2016년 3차례에 걸쳐 냉장고, 청소기 등 광주사업장 가전제품 생산 라인 일부를 해외로 이전한 바 있다.

그때마다 광주 사업장 정리 수순에 들어가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하지만 광주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라는 우려 대신 백색가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통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았다. 삼성전자 광주공장에서 생산하는 ‘무풍에어컨’이 대히트를 쳤고, ‘비스포크’라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생산량은 줄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광주 생산라인을 통해 ‘Mother Factory’ 전략을 담은 고부가·프리미엄·신모델 위주로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불거진 냉장고 모델 2개 라인에 대한 멕시코 이전도 신산업 전략을 위한 구모델 이전과 맞닿아 있다.

구모델 이전으로 협력업체 20곳의 경영난이 우려된다는 점은 가슴 아픈 일이다. 삼성전자가 이전 대책 등 협력업체와 상생전략을 통해 동반성장을 해야 하는 책임은 당연하다. 다만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해외이전을 막는다면 광주의 가전산업까지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툭하면 터지는 이전 반대는 누구를 위한 항변인지 자칫 지역 경제를 위태롭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