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사형수 김대중' 29~31일 광주 무대 오른다
남구 빛고을시민문화관서 공연
21일 제작발표회에서 일부 시연
2024년 10월 21일(월) 16:59
21일 광주 동구 씨어터 연바람 지하 1층에서 열린 연극 ‘사형수 김대중’의 시연회에서 김대중이 신문을 보자 계엄군의 총격에 쓰러져 간 광주 시민군들의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박찬 기자
‘사형수’로 지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난의 시기를 그린 연극 ‘사형수 김대중’이 광주 무대에 오른다.

김대중추모사업회와 푸른연극마을은 21일 광주 동구 씨어터 연바람에서 연극 ‘사형수 김대중’ 제작 발표회를 갖고 일부 장면을 시연했다.

이 연극은 정진백 김대중광주추모사업회장이 총괄을 맡고 푸른연극마을의 상임연출이자 배우인 오성완 대표가 연출과 주연을 맡았다. 전두환 신군부의 내란음모조작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사형수’로 지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난의 시기를 극화해 그려낸 작품이다.

이날 열린 시연회에서는 1980년 9월 17일 육군본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내란음모, 국가보안법, 반공법, 계엄법, 외국환관리법 위반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돼 있는 김대중을 그렸다.

“대통령직만 빼고 어느 자리든 주겠으니, 우리와 함께하자”라는 수사관의 회유를 여러 차례 뿌리친 김대중은 그들이 건넨 바깥세상의 참상이 담긴 신문을 보고 그만 무너져 내린다.

신문을 읽은 김대중의 눈앞에 광주의 5월이 재현된다.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를 위해 맞서 싸우던 시민군들이 계엄군의 총격에 하나둘씩 쓰러져가는 현장이 주마등처럼 지나간 것이다.

“일생의 고난과 괴로움을 다 합쳐도 지난 1년의 그것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 표현했을 정도로 김대중 본인에게 있어 ‘사형수’ 시절은 그의 인생 가장 큰 고난과 치욕의 시기였다.

김대중의 이러한 역경은 그 자체로도 방대한 ‘서사시’로, 연극 ‘사형수 김대중’은 1980년 ‘김대중내란음모조작사건’과 ‘5·18민중항쟁’의 특별한 ‘서사’로서 관객들을 마주하고자 한다.

극에서 김대중 역을 맡은 오성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평소 가장 존경하던 인물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가까이하고 싶은 심정으로 배역을 결심하게 됐다”며 “연기를 하면서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한편 ‘사형수 김대중’에 출현하는 17명의 배우 중 3명을 제외하면 모두 광주가 아닌 다른 지역 출신이다. 이들은 광주에서 숙식하며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초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사형수 김대중’은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광주 남구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공연된다. 공연 시간은 100분으로 오후 7시 30분 시작된다.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에서 할 수 있고 관람료는 3만원이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