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12 달성 기원" KS 앞둔 광주…응원열기 '후끈'
31년만 '달빛' 한국시리즈 성사
연습경기 전국서'구름관중' 몰려
가족·친구·연인 등과 열띤 응원
"통쾌한 승리로 통합우승 기원"
2024년 10월 20일(일) 18:45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KIA타이거즈의 마지막 연습경기가 진행된 지난 19일 광주 북구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관중들이 입장하고 있다. 윤준명 기자
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12번째 한국시리즈 정상 도전에 나서는 가운데 전통 라이벌 삼성라이온즈와 맞붙는 31년 만의 '달빛'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지역민들의 응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KIA타이거즈가 21일부터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에서 LG트윈스를 꺾고 올라온 삼성라이온즈와 맞붙게 됐다.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는 각각 정규리그 우승 횟수 1·2위에 올라있는 강호로 호남과 영남을 대표하는 전통적인 라이벌 구단으로 꼽힌다.

두 팀이 마지막으로 정상 무대에서 겨룬 것은 지난 1993년으로 31년만의 '달빛(달구벌과 빛고을의 합성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구도(球都)’ 광주의 응원 열기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KIA타이거즈의 자체 청백전이 열린 지난 19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연습경기임에도 불구하고 KIA선수단의 한국시리즈 대비 마지막 담금질을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 일대에는 구름관중이 운집했다.

경기 시작 2시간여 전부터 경기장 내부의 카페는 만석을 이뤘고, 팀스토어 앞에는 유니폼과 굿즈를 구매하기 위한 대기 줄이 끝없이 이어졌다.

타이거즈를 상징하는 빨간 모자와 각자 응원하는 선수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맞춰 입은 타이거즈 팬들은 입장권을 손에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일부 팬들은 입장을 기다리면서 집으로 돌아갈 차편을 미리 예매하기도 하는 등 이날 경기에는 전국 곳곳서 팬들의 발길이 이어져 ‘전국구 구단’ KIA타이거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KIA타이거즈 팬 장지원(50)·박서영(22)·박철(51)씨(왼쪽부터)가 한국시리즈 대비 마지막 연습경기가 열린 지난 19일 광주 북구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타이거즈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윤준명 기자
특히 ‘전설의 해태왕조’를 목도했던 부모님과 한마음으로 KIA타이거즈의 선전을 응원하는 젊은 팬 등 가족 단위의 관중이 눈길을 끌었다.

부모님과 함께 야구장을 찾은 박서영(22)씨는 “시즌 시작 전 갑작스레 사령탑이 교체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이범호 신임 감독의 지휘에 따라 응집력을 발휘해 정규시즌을 우승하게 됐다”며 “정규시즌 내내 보여준 경기력을 이어간다면 큰 변수 없이 5차전 내에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열심히 응원해서 KIA타이거즈 선수단에 힘을 보태겠다”고 응원을 전했다.

박철(51)씨도 “지난 1993년 삼성과 맞붙었던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라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탄생했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며 “이번 시리즈에서는 어떤 선수가 ‘게임체인저’로서 좋은 활약을 펼쳐줄지 기대된다. V12 달성 순간까지 변함없는 마음으로 응원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KIA타이거즈 팬 금민기·김명섭(23)씨(왼쪽부터)가 한국시리즈 대비 마지막 연습경기가 열린 지난 19일 광주 북구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타이거즈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윤준명 기자
학교 수업을 마치고 친구, 연인 등의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은 학생팬들도 있었다. 이들은 힘차게 응원 막대를 두드리고 큰 목소리로 구호를 내지르는 등 강한 응원 열기로 한국시리즈 출정을 앞둔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금민기·김명섭(23)씨는 “팀타율 1위를 자랑하는 타선이 타이거즈의 가장 큰 힘이다. 큰 경기에서는 ‘한방’으로 경기 결과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최고참 최형우 선수가 결정적인 순간에서 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며 “정규시즌에서 삼성을 상대로 12승4패를 거두는 등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왔기 때문에 실책을 최소화하면 분명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음을 전했다.

연인의 손을 잡고 야구장을 찾은 김재민(19)씨도 “젊은 감독의 ‘형님 리더십’이 올 시즌 타이거즈가 비상하게 된 주요인이다. 타이거즈는 지금껏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단 한번도 준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며 “당연히 우승할 것이라 믿겠다”고 말했다.
KIA타이거즈 팬 박시현(25)씨가 한국시리즈 대비 마지막 연습경기가 열린 지난 19일 광주 북구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타이거즈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윤준명 기자
이날 챔필에는 남성 팬들보다도 여성 팬의 모습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올 한국프로야구 1000만 관중 달성에 막중한 역할을 한 여성 팬들도 12번째 한국시리즈 무대 제패를 기원하며 부상 없이 좋은 경기 펼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김연우·이성하(15)양은 “KIA타이거즈가 7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고 들었다. 최소 4경기에서 5경기 이내로 우승할 것으로 믿는다”며 “30홈런 3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 선수가 떨지 않고 좋은 활약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KIA타이거즈 선수단이 부상 없이 선전을 펼칠 수 있기를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시현(25)씨도 “올시즌 초반부터 부상자가 속출해 고전하면서도, 강력한 타선과 든든한 투수진 등 투타조화를 통해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며 “정규시즌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면 무조건 우승할 것으로 생각된다. KIA타이거즈의 우승콜이 들려오는 순간까지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효·남민영(20)씨도 “타이거즈가 7년 전 우승 후 정상에 서지 못해 아쉬웠다. 이번 한국시리즈 우승으로써 ‘왕조’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시즌 막판 좋은 타격을 보여준 윤도현 선수의 활약이 특히 기대된다”며 “부상 없이 행복야구를 펼치며 12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