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불법 대리모 성행…합숙하며 임신·출산 '아기공장'
2024년 10월 14일(월) 11:32 |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외국인 여성 수십 명을 합숙시키며 돈을 받고 아기를 대신 낳아주는 불법 대리모 사업을 한 조직이 캄보디아에서 적발됐다. 뉴시스 |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 외국인 여성 수십 명을 합숙시키며 돈을 받고 아기를 대신 낳아주는 불법 대리모 사업을 한 조직이 캄보디아에서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무부는 전날 공식 발표를 통해 지난달 23일 수도 프놈펜 인근 칸달 지방의 한 빌라를 급습해 외국인 여성 24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여성 24명 중 필리핀 국적은 20명, 베트남 국적은 4명으로, 이들은 불법 대리모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24명 중 13명은 임신한 상태였다.
해당 조직은 온라인을 통해 대리모를 불법으로 모집한 뒤 한곳에 모이게 해 합숙을 시키고 아기를 낳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캄보디아 내무부는 “임신 중인 13명은 지난 1일 인신매매·성 착취 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며, 출산 후 최대 징역 5년 형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업체 측과 공모해 대리모 역할을 하고 돈을 받은 뒤 아기를 넘기는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태국과 인도, 네팔 등지에서 대리모 사업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시작된 뒤 캄보디아가 대체국으로 각광 받아왔다.
캄보디아는 ‘불법 대리모 산업’이 성행하자 지난 2016년 상업적 대리모 사업을 금지하기 위한 법을 개정했지만, 여전히 미국이나 호주 보다 대리모를 구할 수 있는 비용이 훨씬 적어 아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꾸준히 인기 국가로 꼽힌다. 미국, 호주 등 국가의 대리모 비용은 약 15만 달러, 한화 약 2억 3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내무부장관은 “대리모를 모집한 사업체는 태국에 있으며, 캄보디아에는 모집된 사람들이 머물 숙박과 식사가 마련돼 있었다”면서 “다만 (태국에 있는) 대리모 사업체의 정확한 정보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017년 7월 캄보디아 법원은 상업적 대리모 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로 캄보디아 국적 2명과 호주 여성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