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수협 위판장 절반 '6대 저온·위생시설' 없어
위생 사각지대 우려…현대화 시급
2024년 10월 07일(월) 10:17 |
금어기 해제로 가을 꽃게가 본격 출하되는 가운데 2일 오전 인천 중구 경인서부수협위판장에서 꽃게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협중앙회가 제출한 ‘수산물 위판장별 시설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215개 수산물 위판장 중 △저온 저장고 △냉동(동결)시설 △냉장(냉동)시설 △제빙 시설 △저빙 시설 △오·폐수 시설 등 6대 저온·위생시설이 모두 설치된 곳은 19개(8.8%)뿐이었다.
215개 수산물 위판장 중 6대 저온·위생시설이 하나도 없는 곳이 125개(58.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1개 설치된 곳이 23개(10.7%), 2개 설치된 곳이 16개(7.4%)로 4분의 3을 차지했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위판장이 있는 경상남도는 55개 위판장 가운데 36개(65.5%)가 6대 저온·위생시설을 1개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고, 전국 두 번째인 전라남도 역시 51개 위판장 중 29개(56.9%)에 6대 저온·위생시설이 1개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위판장 20여 개가 있는 강원도(28개 중 20개, 71.4%)와 충청남도(25개 중 18개, 72%), 경상북도(21개 중 11개, 52.4%)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반면 제주도는 10개 위판장 중 절반인 5개 위판장이 6대 저온·위생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위판장 2개는 저온·위생시설 4개를, 위판장 1개는 저온·위생시설 3개를 보유하고 있는 등 전국에서 위판장 현대화가 가장 잘 된 모범 지역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위판장 내부 온도가 10도 이상일 때 수산물의 부패를 유발하는 식중독 세균과 저온 세균, 효모, 곰팡이 등 미생물과 효소가 활발하게 발육·작용하며, 0도 이하로 내려갈 때 세균이나 효소가 일부만 작용하거나 특별한 균만 발육한다.
이에 일본은 어획물이 위판장에서 판매되는 단계에서 각종 세균이나 효소가 발육·작용해 부패하지 않고, 신선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수산물 저온유통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가 저온·위생시설이 없는 노후 위판장을 대상으로 저온·친환경 위판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지원한 위판장은 2019년 이후 총 15개에 불과했다.
문대림 의원은 “위판장 내에서 온도와 이물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활어가 폐사하거나, 식중독 세균이나 비브리오균 등이 번식해 국민의 먹거리 안전을 위협할 수 있게 된다”며 “현재 연간 4건씩 추진하고 있는 위판장 시설현대화 사업을 확대해 수산물 저온유통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높이고, 위판장 위생 상태를 상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위판장 위생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