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던 10대 쫓아가 살해' 박대성, 범행 20분전 경찰 만나
2024년 10월 05일(토) 09:41
길가던 10대 여성을 다짜고짜 흉기로 살해한 박대성(30)이 범행 20분 전 ‘이상 징후가 의심된다’는 가족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과 면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5일 전남 순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0시15분께 타 지역에 사는 박대성의 형이 ‘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지구대 경찰관 4명이 박대성의 가게로 찾아가 5분가량 면담했으나 박대성은 “그냥 해본 소리다. 괜찮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미 술에 취해있긴 했으나 신고 내용처럼 자신을 해친 정황 등은 없어 경찰은 현장 종결 처리했다. 다른 신고 출동 현장으로 떠났다.

가게에 잠시 머물던 박대성은 같은 날 오전 0시43분께 순천시 조례동 한 주차장에서 한참을 쫓아가던 A(17)양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출동 경찰과 면담한 지 20분여 만의 일이었다.

범행 직후 도주한 박대성은 흉기를 지닌 채 2시간여를 술집과 노래방 등지를 배회했다. 주차 차량을 발로 마구 차다 차주가 시비하던 중 뒤쫓던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조사 결과 박대성은 숨진 A양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로 원한 관계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과정에서 박대성은 범행 동기에 대해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박대성의 이상 동기 범죄 여부를 규명하는 수사를 거쳐 전날 구속 송치했다.

전남경찰은 “출동한 현장 경찰관들이 박대성과의 대화 과정에서 별다른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 다른 출동 신고가 있어 지침에 따라 현장 종결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박대성은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광주·전남에서는 최초로 신상 정보가 공개됐다.
순천=배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