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찬란한 여정’과 같았던 화업 인생
여류 원로작가 고정희 초대전
27일까지 광주예당 갤러리
2024년 10월 03일(목) 15:12
고정희 작 ‘인생은 구름 같아요-환희’. 광주예술의전당 제공
광주예술의전당은 여류 원로작가 고정희 화백의 초대전 ‘황혼의 찬란한 여정: 인생은 구름 같아요-환희’전을 27일까지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망백(望百)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식지 않는 창작 열정을 불태운다.

고정희 화백은 60여 년간 작품 활동을 이어오며 자연을 주제로 자신만의 세계관을 확립했다. 이번 9번째 개인전에서 1990년대 대표작품과 신작들로 다채롭게 구성해 화업 인생을 한자리에서 조망하고자 했다.

전시 주제 ‘인생은 구름 같아요’는 고 화백의 삶의 여정을 담은 이야기로, 구름과 바람, 산과 들, 꽃과 새 등 자연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작품 32점을 뜻 한다.

고 화백은 지난 코로나19 유행 시기 평온했던 일상이 무너지고 2년 가까이 외부와 단절된 채 집에 머물려야 했다고 한다. 그녀에게 아파트 창문 너머로 펼쳐진 푸른 하늘은 작품에 큰 영감을 주었으며, 이를 화폭으로 옮기면서 힘든 시기를 이겨냈다.

맑은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흘러가듯 유연하게 모였다, 흩어지고 다시 모여 푸르름으로 물들어간다. 그는 소리 없이 흘러가는 풍경이 지나가는 세월과 닮았다고 생각하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작품에 담아냈다.

내년이면 90세를 맞는 고정희 화백은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하면서도 마음과 붓질만큼은 청춘이며, 청년작가 못지않게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예술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자리다.

고정희 화백은 구례 출생으로 광주사범대학 미술과를 졸업하고 광주 동명여중에서 교편생활을 시작했다. 화순중학교와 여수여고, 광주여고 등 교단에서 미술 후학을 지도했으며, 퇴직 후 여러 기획전시와 단체전 등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