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수천명 감원 계획"…잇단 외신 보도 사실일까?
외신, 삼성전자 해외사업장 구조조정설 잇따라 제기
삼성전자, "통상적인 인사일뿐 감원 목표 없다"
파운드리·모바일 등 사업 위축 상황 이어져
이달말 실적 발표에서 '해명 여부' 관심
2024년 10월 02일(수) 10:23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삼성전자가 국외 사업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며 '삼성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인력감축 계획의 일환으로 동남아시아·호주·뉴질랜드에서 수천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와 남미 일부 지역에서 이미 인력의 10%를 감원했는데, 전체 해외 인력 14만7000여명 중 10% 미만에 해당하는 수준의 인력감축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또 다른 외신도 삼성전자가 전 세계 자회사를 대상으로 영업 및 마케팅 직원은 15%, 행정 직원은 최대 30% 줄이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계획은 올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미주, 유럽, 아시아 및 아프리카 전역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해외인력 감축설은 회사의 반도체 사업 경쟁력에 대한 우려와 결합돼 전사적인 위기설로 증폭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력 분야인 메모리 사업의 역대급 불황으로 인해 15년 만에 영업이익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본격적인 반등에 성공했지만, 최근 회사 매출에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DDR4 등 범용 제품의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 'DDR4 1Gx8'의 지난달 30일 고정거래 가격은 평균 1.7달러로, 전달대비 17.07% 떨어졌다.

특히 엔비디아에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납품 일정이 지연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미국 애플, 중국 화웨이 등에 쫓기며 업계 1위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도 들린다.

여기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마저 가동률 저하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미터 파운드리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지만 오랜 기간 수율 논란 등으로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세계 1위 TSMC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와 해외에서 임금 갈등으로 파업까지 나와 위기설을 더 부추겼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검찰 항소로 2심 재판이 다시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국내 일자리까지 줄일 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일부 해외 법인에서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고자 일상적인 인력 조정을 실시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감원) 목표는 없고, 생산 직원들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단 삼성전자는 이미 국내에서도 강도 높은 긴축 재정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사업부들은 임원 출장을 줄이고, 소모품 경비까지 아끼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2월 개최 예정이던 '반도체 50주년' 행사도 최근 전면 보류하고 백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콘퍼런스콜(전화 회의) 방식의 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 실적 발표에서 회사를 둘러싼 사업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 전망에 대한 우려들을 극복하는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