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이재명 위증교사 3년 구형에 '신경전'
여 "타당하고 상식적"
야 "괴벨스보다 악독"
2024년 10월 01일(화) 16:4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9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검사 사칭 위증교사 혐의’ 결심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여야는 지난달 30일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징역 3년을 구형한 것에 대해 극명하게 갈린 반응을 보이는 등 신경전이 한층 고조됐다.

국민의힘 송연훈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거짓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한 지극히 타당하고 상식적인 구형”이라며 “22년간 계속돼 온 거짓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는 것은 오직 엄정한 법의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증교사 사건의 뿌리는 2002년 이 대표의 ‘검사 사칭’ 사건”이라며 “이 대표는 당시 성남시장의 잘못을 캐겠다면서 검사 사칭이라는 거짓을 동원했다.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방송토론회에서 검사 사칭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자 ‘누명을 썼다’는 거짓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거짓 주장으로 인해 허위사실공표죄로 재판을 받게 되자, 이 대표는 같은 해 12월부터 경기도지사의 권력을 등에 업고 증인에게 거짓을 말하도록 위증을 교사했다”라며 “그 위증을 교사한 녹음을 전 국민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심 판결이 선고되는 날, 오랜 세월에 걸친 거짓말 돌려막기에 종지부를 찍는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비열한 정치보복이자 대선 후보 등록을 막기 위한 치졸한 공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악마의 편집으로 공소장을 조작한 정치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며 “검찰의 주장과 달리 (사건 녹취록) 대화 내용 어디에도 위증교사는 없다. 그런데 검찰은 일부분만 악의적으로 편집해서 맥락을 왜곡하여 공소장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검찰을 향해 “독일 나치의 괴벨스보다 더 악독한 괴물”이라며 “이 대표가 아니라 검찰이야말로 증언을 오염시키고 모해위증을 일삼으며, 범죄자들과 형량을 거래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조작된 녹취 하나로 야당 대표를 위증교사범으로 몰아가는 검찰의 행태는 파렴치하기 짝이 없다”며 “정적 제거에 눈이 멀어 조작된 녹취를 앞세워 무리한 기소를 자행하는 정치검찰의 참담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앞서 검찰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결심공판에서 이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김 전 시장 비서 김진성씨에겐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8년 경기지사 선거방송 토론회에서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해 김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위증 혐의를 인정한 반면 이 대표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총 4개(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대북 송금)의 재판을 받고 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