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여가부 장관 인선 착수…"여가부 폐지 공약 폐기 아냐"
"부처 폐지 입법사항...야당 협조 있어야"
2024년 09월 27일(금) 10:33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장관 직무대행)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현안질의에서 성범죄 영상물 자료 화면을 보며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이 여성가족부 장관 인선에 착수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다만 여가부 장관을 앉힌다 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여가부 폐지’ 공약을 폐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다.

여성가족부 장관은 7개월째 공석으로, 딥페이크 성범죄를 포함해 매해 증가하고 있는 성폭력·성희롱 등 현안을 대응할 책임자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업무 공백 해소 차원에서도 인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12일 국회 대정부질문(교육사회문화분야)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를 총괄해야 할 여가부 장관이 없다”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여가부 장관 임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가부 장관 인선은 현안 대응 필요성 외에도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위한 목적도 있다.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여가부 장관 임명과 여가부 기능의 정상화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이를 우선 수용해 인구기획부 출범을 신속히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최근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제출했는데, 여기에 여가부 폐지를 담지 않은 것도 이를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여가부 폐지는 물건너 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여가부 장관 인선을 ‘여가부 폐지’ 공약 철회와 연결시키는 시각을 경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가부 폐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지는 변함없다. 부처 폐지는 입법사항이어서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어렵다”면서 “그렇다고 시급한 현안과 부처 운영까지 손 놓고 있을 순 없어 부처 수장 인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가부 장관 후보로는 전주혜 전 국민의힘 의원과 신영숙 여가부 차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이제 적합한 후보를 물색하는 중으로 추천 등을 통해 다수의 후보를 올려놓고 검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