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득점’ 김도영 “홈런으로 기록 경신, 상상이 현실로”
23일 삼성전서 선두 타자 홈런
3득점 추가하며 138득점 질주
‘40홈런-40도루’ 홈런 2개 남아
“이왕이면 광주서 달성하고파”
2024년 09월 24일(화) 17:12
KIA타이거즈 김도영이 지난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15차전 1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솔로포를 터트리며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야구 천재’ KIA타이거즈 김도영이 또 하나의 대기록을 썼다. KBO 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우며 올해 마지막 과제로 국내 선수 최초 ‘40홈런-40도루’ 만을 남겨두게 됐다.

김도영은 지난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15차전에 1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솔로포를 포함 3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김도영은 이날 경기 1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솔로포를 터트리며 올 시즌 136번째 득점을 생산, KBO 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이어 5회말 윤도현의 적시타, 7회말에는 박찬호의 적시 2루타로 득점을 추가하며 138득점으로 다시 기록을 늘렸다.

김도영은 이날 경기 후 “최다 득점 기록을 의식하고 있지 않았다”며 “더그아웃에 돌아왔는데 갑자기 감독님께서 꽃다발을 주셔서 당황했다. 꽃다발을 받고 나서야 이 기록이 있었다는 생각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도영은 지난 19일 잠실 두산전 1회초 김선빈의 땅볼에 홈을 밟으며 올 시즌 136득점 째를 기록, 이미 서건창(2014시즌 넥센히어로즈 소속)과 타이기록을 달성한 상황이었기에 새로운 기록이 쓰일 것은 기정사실인 상황이었다. 김도영 역시 행복한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그는 “홈런으로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하면 정말 멋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는 했다. 정말 그렇게 돼서 더 기뻤다”며 “꽃다발을 받고 더그아웃에 장비를 풀었는데 (서)건창 선배님이 옆에 계셨다. 먼저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는데 처음에는 당황하시다가 ‘꽃다발을 직접 전해줬어야 하는데 미안하다’며 축하를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KIA타이거즈 김도영(왼쪽)이 지난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15차전에서 5-3 승리를 거둔 뒤 이범호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김도영은 올 시즌 홈런을 치기 위해 ‘착한 일’을 이어가고 있다.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와 프로게이머 페이커(본명 이상혁) 등이 좋은 결과를 바라며 선행을 해 화제가 됐는데 그 역시 이를 따르고 있다.

그는 “지민이랑 22일 경기 전에 라커룸 정리를 하는데 안 쓰는 모자들이 많이 나왔다”며 “모자를 구매하는 팬들이 많이 계신 걸로 안다. 제 실착 모자이기도 하고 팬분들께는 의미가 있을 거 같아 사인을 해서 선물로 드리게 됐는데 우연치 않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권윤민 운영1팀장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김도영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인물 중 한 명이다. 권 팀장은 김도영의 타선 침묵이 길어질 때마다 손가락에 매직을 그어주며 자신감을 주입했다.

김도영은 “홈런이 안 나올 때마다 권윤민 팀장님께서 손가락에 매직을 그어주셨다. 네 번을 그어주셨는데 네 번 다 홈런이 나왔다”며 “30홈런-30도루를 할 때도 고척에서 그어주셨는데 오늘은 제가 먼저 그어달라고 했다. 정말 신기하고 감사한 기운”이라고 언급했다.

자신의 뒤를 든든히 받춰주며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게 도와준 선배들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올 시즌 주로 3번 타자로 뛰어온 김도영은 최형우와 나성범, 소크라테스, 김선빈 등 쟁쟁한 타자들의 지원을 받았다.

김도영은 “점수 차가 어떻든 간에 항상 출루를 해서 홈에 돌아오자는 생각으로 플레이를 해왔다”며 “선배님들이 항상 득점을 할 수 있게 도와주셨고, 그 덕분에 정규 시즌 1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항상 제 뒤에서 좋은 타격을 해주신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마지막 남은 대기록 40홈런-40도루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했다. 김도영은 이날 올 시즌 38번째 홈런과 40번째 도루를 완성하면서 국내 최초 40홈런-40도루에 홈런 두 개 만을 남겨두게 됐다.

그는 “39도루에서 시즌이 끝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40도루를 빨리 채우고 싶었다. 리드오프로 나가서 도루 기회가 많아 운 좋게 할 수 있었다”며 “이왕 40홈런을 채운다면 홈에서 하고 싶다. 가장 큰 마음은 어디서든 40홈런-40도루를 하고 싶다는 것이지만 이왕이면 꼭 광주에서 마무리를 짓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