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백도를 가다>갓 잡은 홍어, 초장 찍어 한입…"야간 항해 매력이죠"
●‘2024 섬섬여수-거문도·백도를 가다’
새동백호서 특별한 추억 쌓아
어망 펼쳐 선원들 실제 조업
도다리·가오리 등 해산물 잡아
거문도 등대 절경 트레킹 체험
"해양산업 중요성 깨닫는 경험"
새동백호서 특별한 추억 쌓아
어망 펼쳐 선원들 실제 조업
도다리·가오리 등 해산물 잡아
거문도 등대 절경 트레킹 체험
"해양산업 중요성 깨닫는 경험"
2024년 09월 11일(수) 18:22 |
해양영토순례에 참가한 이득춘(70)씨가 잡아 올린 홍어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거문도·백도 해양영토 순례 참가자들이 11일 거문도에 도착한 후 녹산등대로 향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
전남대학교와 전남일보가 공동 주최한 ‘2024 섬섬여수-거문도·백도를 가다’에 참가한 해양영토 순례단이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성공을 기원하며 순례길에 나섰다.
지난 10일 오전 9시 전국 각지에서 온 해양영토 순례단 참가자들이 여수항에 정박한 새동백호에 하나 둘씩 승선하기 시작했다. 새동백호는 3000톤급의 최첨단 해양 실습선이다.
오전 9시 30분이 되자 새동백호 메인 갑판은 흰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해양영토 순례 출정식을 가진 뒤 특별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2026년에 열릴 여수세계섬박람회 성공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참가자들은 현수막을 들고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성공을 기원합니다”라고 힘차게 외쳤다.
출정식이 끝난 뒤 해양영토 순례단을 태운 새동백호는 거문도의 녹산등대를 향해 나아갔다. 오후의 해가 서서히 기울 무렵 참가자들은 새동백호의 조타실과 선원들의 조업 과정을 참관했다. 갑판 위에서는 조업이 한창이었다. 참가자들은 생동감 넘치는 조업 현장을 지켜보며 바다에서 이뤄지는 생업의 현장에 관심을 보였다. 조업에 나선 새동백호의 선원들은 참가자들에게 조업의 전 과정을 설명하며 실제 어로 작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여줬다.
거문도·백도 해양영토 순례 참가자들이 지난 10일 전남대 실습선 새동백호 갑판에서 전남대 학생들의 실제 조업 과정을 참관하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가오리, 도다리 등을 잡았다. 나건호 기자 |
이득춘(70)씨는 “주말에 선상낚시도 자주가는데, 이렇게 그물로 잡아 올린 것은 처음 본다. 신기하기도 한데 저녁에 먹을거리로 나오는게 기대된다”며 “오늘 일정 중 가장 재밌는 시간이다”고 말했다.
이날 잡은 물고기는 조리사가 회를 떠 저녁 야식으로 제공됐다. 7년차 베테랑 선원 곽태훈(41)씨는 “평소보다 적게 잡힌 수준이다. 오늘 야식으로 대부분 쓰이고 나머지 작은 생선은 다 버린다”며 “이렇게 잡히면 평소에도 선원들이랑 나눠먹는다. 야간 항해가 가진 매력이다”고 말했다.
거문도에서 맞이한 둘째날 오전 5시 50분. 이른 시간부터 참가자들이 새동백호 갑판 위에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들은 동쪽 하늘을 바라보며 숨을 죽였다.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과 함께 태양이 떠오르자 “와~”하는 탄성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해가 완전히 떠오를 때쯤 거문도의 역사적 상징인 녹산등대가 먼 발치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해양 순례의 의미를 더했다.
거문도·백도 해양영토 순례 참가자들이 10일 전남대 실습선 새동백호 갑판에서 백도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
김연희(60) 참가자는 “바다의 풍부한 자원을 관리하고 지켜야 할 책임감을 느끼게했다”며 “단순한 관광을 넘어 해양 산업의 중요성을 깨닫는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행사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섬섬여수 사랑 퀴즈’가 진행돼 높은 호응을 이끌었다. 퀴즈는 △해양영토 △거문도·백도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등 3가지 주제로 출제됐으며 정답자에게는 총 10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 등의 상품이 주어졌다.
참가자들은 ‘우리나라 무인도서는 2024년 기준 총 몇 개인가요?’, ‘장보고 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한 날로 우리는 이날을 법정기념일인 바다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언제일까요?’ 등 난이도 높은 문제에 고민을 거듭하면서도 비교적 높은 정답률을 보였다.
올레길 트레킹 동호회에서 왔다는 박덕만(64)씨는 “트레킹 동호회에서 3명과 함께 왔다. 섬 트레킹도 자주 간다. 최근에 백령도도 다녀왔다”며 “섬이 중요한 것을 잘 알고 있다. 섬 박람회도 앞두고 있어서 겸사겸사 여행과 교육을 같이 하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송민섭·여수=이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