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 남용 혐의’ 박우량 신안군수, 항소심도 당선무효형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
“대법원 상고로 최종 판단”
2024년 09월 06일(금) 15:48
박우량 신안군수. 전남일보 자료사진
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면접 위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박우량 신안군수가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받았다. 1심과 항소심 모두 징역형이 나오면서 대법원에서 결과를 뒤집지 못할 경우 직위를 상실하게 된다.

광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영아)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박 군수의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박 군수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으나 법정 구속을 피한 바 있다. 또 박 군수와 공모한 전·현직 공무원 4명 중 3명은 각각 벌금형이 선고됐고, 1명에 대해서는 무죄가 인정됐다.

박 군수는 지난 2019년 6월부터 2020년 2월까지 공무원을 채용하면서 면접 위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해 외부 청탁을 받은 지원자 9명을 임기제 공무원과 기간제 근로자 등으로 채용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수사 기관의 군수실 압수 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채용 대상자 이력서를 빼앗아 찢은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현행법상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이외의 형사 사건으로 금고형 이상이 확정될 경우 당선 무효와 함께 피선거권을 제한받는다. 박 군수는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선처를 받았지만 징역형이 선고된 만큼 형이 확정된다면 직위를 잃는다.

항소심 재판부는 ‘박 군수와 공무원들이 직권을 남용해 의무 없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만 받아들였다. ‘내부망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은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다’, ‘청탁을 받지 않았다’, ‘기간제 근로자 등은 청탁금지법 대상이 아니다’, ‘압수 수색 과정에서 이의를 제기한 정당 행위였다’는 등 주장은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지자체 채용마저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범행”이라며 “공무원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지자체장이 특정인의 채용을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군수는 잘못을 부인하며 정당성을 합리화하고 있다. 압수 수색 과정에서 서류를 찢는 것조차 정당 행위라고 강변하고 있다”며 “채용 절차의 공정성을 가볍게 여기고 신뢰 훼손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신안군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과 금품 수수 정황은 드러나지 않은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항소심 선고 직후 박 군수는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혔다. 박 군수는 “주장한 내용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대법원에 상고해 최종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주장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