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음식’의 원천은 기다림의 맛 ‘발효’에 있습니다
●세월이 빚어 낸 전남 발효식품의 게미진 맛<1>
발효식품, 현대인에게 필수영양 공급
전남 명품발효음식 건강식품으로 인기
김치·전통주 등 지역마다 풍미 달라
남도음식큰잔치서 효능과 우수성 홍보
2024년 09월 05일(목) 18:33
구례군 토지면 운조루 고택에서 9대종부 이길순씨가 메주 발효 상태를 살피고있다. 전남도 제공
전국 팔도의 먹거리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음식맛은 역시 전라도가 최고’라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맛을 안다는 미식가들이 성지로 꼽는 국내 맛기행 1번지는 역시 ‘전라맛도’인 것이다.

산과 들, 청정바다와 갯벌에서 온갖 물산이 풍성하게 나는 전라도의 산해진미는 비길 데가 없는 탁월한 맛을 자랑한다.

맛의 예술을 자랑하는 ‘전라도 음식’의 원천은 발효에 있다. 삭히고, 익히고, 빚어 자연의 힘에 의지하는 남도의 발효음식은 기다림과 시간의 산물이다.

대표적인 전남 전통 발효식품은 김치, 된장, 고추장, 젓갈, 전통주, 발효차, 발효떡 등을 들 수 있으며, 이런 전남 명품 발효식품은 K-Food 인기에 힘입어 세계인들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전남도는 오는 27일 목포시에서 열리는 ‘제30회 국제남도음식큰잔치’에서 음식의 풍미를 더해주고,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자리매김한 전남만의 우수한 전통발효식품을 한데모아 선보인다. 본보는 음식큰잔치와 함께 전남 22개 시·군과 협업으로 현대인들의 필수 건강식품으로 자리잡은 전남 발효식품의 특징 등을 상세히 탐색할 계획이다.

보성에서 농민들이 차 잎을 수확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식생활 밀접 ‘전통발효식품’

전통발효식품은 조상이 물려준 유산으로 현대인의 식생활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발효는 미생물을 이용해 만들어낸 효소 작용으로 유기물을 분해하거나 더 큰 분자로 합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각각 그 나라의 실정에 맞는 고유한 전통발효식품을 갖고 있다. 각각의 전통발효식품은 한 나라의 상징으로 대외에 알리고 있으며 독창성과 차별성을 강조하며 그 나라를 세계에 알리는 홍보 매개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인의 식단에서는 직간접적으로 발효식품을 이용하지 않는 음식이 없을 정도로 음식문화에 깊이 뿌리 내려져 있다.

각종 발효산물의 활용방법에 따라 음식 맛이 좌우되고 있으며 생채 형태의 채소류가 없는 겨울철을 위한 갈무리방법으로 절임과 발효기법이 활용되면서 한민족으로 식문화와 특징을 결정짓는 틀을 만들게 됐으며 소금을 사용한 발효를 통한 감칠맛, 신맛, 단맛, 매운맛 등이 창출됐다.

맛 창출로 전통식단이 발전돼 삭힘식품 등 독창적인 식문화를 형성하며 한국이 세계 속에서 독특한 식문화를 형성하는 근원이 됐다.

한국전통발효식품의 주재료는 지역에서 생산돼 쉽게 얻을 수 있는 채소류, 어류 등으로 주요 특징은 △지역특화원료 사용 △재료혼합·복합 맛 발현 △장기저장·숙성 △부식 이용 등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산물들은 시기와 지역민의 선택에 따라 특화된 원료들이 있다.

신안군의 새우젓용 새우는 생산되는 시기별로 품질이 달라 특징적인 맛을 가지고 있어 오젓, 육젓, 추젓 등으로 불리우고 있다.

전통발효식품은 장기저장으로 품질의 가치가 높아진다. 단일원료보다 여러 재료를 섞어서 최종제품을 완성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고추장은 메주와 함께 고춧가루가 섞여야 하며 김치는 배추를 기본으로 고춧가루에 젓갈, 다양한 향신료가 혼합돼야 제맛을 내고 상품화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지난 2020년 순천미식대첩에서 고수맛집 대상을 수상한 향토정. 전남도 제공
●전남 발효식품 특징은

발효식품은 사용하는 제품에 따라 △곡류제품·장류, 낫토, 주류 △과실제품, 발효액 △채소류 제품·김치류, 각종 절임 △유제품·요구르트, 치즈 △수산제품·젓갈, 식혜 등으로 구분된다.

제품들은 원료형태가 고체를 그대로 쓰거나 분해해 가루 형태이거나 액상원료를 쓰는 것으로 나뉜다. 초기 발효식품은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발효원인균을 밝혀냄으로써 우수 균을 분리시켜 전체 발효과정을 인위적으로 관리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전남지역에서 대표적인 전통발효식품은 △김치류 △장류 △조미식품류(식초, 발효액 등) △전통주 △발효차 △당류(조청 등) 7가지가 꼽힌다.

전남도는 오는 27일 개최되는 ‘제30회 국제남도음식큰잔치’에서 전남만의 특색을 뽐내는 전통발효식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일 방침이며 홍보관도 운영할 계획이다.

박호 전남도 농식품유통과장은 “발효식품은 조상이 물려준 유산으로 현대인의 식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고 한식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식품이다”며 “발효식품들이 식품으로서 가치를 넘어 미생물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신산업으로서 영역 확대에 학계의 노력과 산업계의 참여가 기대되고 있다. 전남 발효식품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도록 홍보 강화 등 다각적인 노력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최동환·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