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주 철학·가치 지키는 예술축제 만들길
내일 15회 광주비엔날레 개막
2024년 09월 05일(목) 17:34
5일 양림미술관에서 열린 캐나다 파빌리온 등을 시작으로 열 다섯번 째 광주비엔날레가 시작됐다. 30주년을 맞은 이번 행사의 주제는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다. 개인과 인간이 만든 공간, 그 곳에 오페라적 전시를 추구하겠다는 의미다. 광주를 소리와 시각이 결합된 문화예술의 현장으로 만들어갈 15회 광주비엔날레의 성공을 기원한다.

성년으로 발돋움한 이번 비엔날레의 본전시는 현시대 복잡성의 좌표를 그리는 시도로 전통 공연예술인 ‘판소리’를 첨단의 시각언어로 선보였다. 각국의 국가나 유수의 문화기관이 대거 참여해 세계 전시예술교류의 살아있는 현장, 세계 미술인들의 멋진 무대로 호평을 받아온 파빌리온에 대한 기대도 높다. 비엔날레에 맞춰 광주시가 선보이는 가을시즌 축제 통합브랜드 ‘G-페스타 광주’와 양림동과 무등산 등 지역명소를 연결하는 체류형 예술여행 상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예술과 관광이 조화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1994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된 광주비엔날레는 단순한 예술 축제를 넘어 문화라는 매체를 통해 전 세계에 광주의 메시지를 전달해 온 의미 있는 플랫폼이다. 다양한 국가의 예술가들과 국제적인 예술 네트워크를 형성해 세계 각국의 예술 동향을 소개하는 창구로도 중요하다. 지역 예술가와 지역 문화를 국제 무대에 알리는 데도 기여해 왔다. 비엔날레가 단순한 문화행사를 넘어 문화도시 광주의 정신을 세계에 보여주는 창구이면서 지역민의 자부심인 셈이다.

광주시와 비엔날레 재단은 이번 30주년이 세계 비엔날레에 또 하나의 역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엔날레의 철학과 가치를 지켜 성공적인 비엔날레로 만드는 것이다. 관광객을 흡수하고 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열린 마음으로 문화예술이 가진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뮤지컬 광주’의 침몰에서 보듯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또 다시 돈을 이유로 내팽개 쳐서는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