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군납 비리' 의혹 아리셀 모회사 에스코넥 등 6곳 압수수색
2024년 09월 05일(목) 10:56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 리튬 배터리 공장에서 지난 6월26일 경찰과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뉴시스
31명 사상자를 낸 아리셀 공장의 모회사인 에스코넥의 ‘군납 비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경찰이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5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전 9시10분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경기 광주시 에스코넥 본사와 화성시 아리셀 본사 등 6곳에 수사관 32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에스코넥이 자회사인 아리셀을 만들기 전인 지난 2017~2018년 국방부에 전지를 납품하는 군납 과정에서 필요한 검사를 통과하기 위해 데이터를 임의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이번 압수수색에서는 납품 당시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은 아리셀 화재 조사를 진행하면서 아리셀이 군납 기일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제조공정을 가동했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군납 과정에 필요한 검사 통과를 위해 시료를 바꿔치기하거나 데이터를 임의 조작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 등이 지난 2021년부터 국방기술품질원 검사자가 미리 선정해 봉인한 ‘샘플 시료전지’를 아리셀 관계자들이 별도 제작한 ‘수검용 전지’로 몰래 바꾸는 비리를 저질러왔다고 의심하고 있다. 아리셀이 납품한 전지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4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재 박 본부장을 비롯한 1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박 본부장은 지난달 28일 아리셀 화재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