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청 남수현 “올림픽 영광, 전국체전서 다시 한번”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개인전 은메달
“결과는 준비만큼 나오는 것”
2024년 09월 03일(화) 17:47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 남수현이 지난 7월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대만과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8강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뉴시스
“‘즐겁게 하자’는 목표에만 집중하다 보니 파리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이라는 좋은 성과로 이어졌어요. 이 기운을 전국체육대회와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이어가야죠.”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동시에 목에 걸고 금의 환향한 양궁 남수현(순천시청)이 ‘쉼 없는 전진’을 약속했다. 파리의 영광을 뒤로하고 다음 달 열리는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남수현은 전남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즐겁게 하자’를 목표로 세웠다”며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최대한 즐기면서 준비한 것을 모두 보여주고 싶었는데 잘 이뤄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 앞서 한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은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를 받았다. 특히 남수현은 19세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남수현은 이번 대회 개인전 랭킹라운드에서 688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쐈고, 단체전 랭킹라운드에서도 임시현(한국체대), 전훈영(인천광역시청)과 2046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합작하며 우려를 단번에 지웠다.

그는 “첫 올림픽에서 첫 경기였기 때문에 많이 떨렸다. 피해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언니들이 너무 잘 쏴서 피해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따라갔는데 영광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회상했다.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 남수현(오른쪽부터)과 임시현, 전훈영이 지난달 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마치고 귀국한 뒤 기념 촬영에 응하고 있다. 뉴시스
개인전과 단체전 랭킹라운드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 남수현에게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요소가 됐다. 이는 먼저 열린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 한국은 여자 양궁 단체전 10연패의 위업을 이룰 수 있었다.

남수현은 “언니들과 같이 열심히 하다 보면 단체전 10연패를 꼭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막상 경기장에서는 즐거웠고 함성에 힘이 났다. 서로를 믿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한 것이 영광스러운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자신감을 얻은 남수현은 개인전에서도 당당히 시상대에 섰다. 비록 결승에서 임시현과 집안싸움을 펼쳐 석패했지만 충분히 값진 은메달이었다.

그는 “단체전을 열심히 준비하다 보니 개인전까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며 “언니들과 반대쪽 대진에 편성됐기 때문에 저만 잘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제 경기력에만 집중하면서 언니들을 결승에서 만나자고 생각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 남수현(가운데)과 그의 부모가 지난달 24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드래곤즈와 경남FC의 하나은행 K리그2 28라운드 경기에 앞서 시축을 진행한 뒤 전남일보와 단독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한규빈 기자
올림픽이 막을 내린 뒤 남수현은 순천을 넘어 전남을 대표하는 스타 선수가 됐다. 전남 소속으로 유일한 금메달리스트인 만큼 지역민들의 성원이 뜨거웠고,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하는 등 국민적인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순천에 내려오니까 현수막도 많이 붙어있고 길거리에서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겨서 관심을 실감하고 있다”며 “순천이나 전남 지역, 그리고 방송 등에서 저를 찾아주시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남수현은 지난달 24일 지역 연고 프로축구단인 전남드래곤즈의 초청을 받아 시축과 함께 격려금을 전달받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순천시 명예 홍보대사로도 위촉됐다.

그는 “공은 잘 못 다루는 편이어서 조금 걱정했는데 너무 많은 응원 덕분에 잘 마친 것 같다”며 “이번 올림픽에서 이룬 성과에는 지역민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전국체육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수현의 다음 시선은 다음 달 경남 일원에서 열리는 제105회 전국체육대회로 향한다. 한국이 아닌 전남의 이름을 걸고 참가하는 만큼 임시현과 전훈영 등 올림픽 동료들과도 실력을 겨루게 된다.

그는 “올림픽에 이어 전국체육대회 일반부에도 첫 참가다. 지난해 고등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의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전국체육대회 이후에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바라보겠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꾸준히 국가대표에 발탁될 수 있는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목표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