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문화 위한 ‘기회의 사다리’ 응원한다
의미 큰 전남 다문화 친화교육
2024년 09월 02일(월) 17:00
전남도교육청이 이주배경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주배경학생들이 전남에서 꿈을 키워 정주할 수 있도록 다문화친화 교육에 공을 들이겠다는 게 전남도교육청의 설명이다. 지역적 특색을 기회로 이주배경 아이들이 부모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기회의 사다리를 놓아주겠다는 전남도교육청의 도전을 응원한다.

지난 2019년 1만여 명에 불과하던 전남지역 다문화 학생은 지난해 1만 1616명으로 5년 새 10.45% 늘어났다. 같은 기간 8.45% 줄어든 전남 전체 학생의 감소율을 감안하면 엄청난 증가세다. 이들이 재학하는 학교도 전체 1349개 학교 가운데 1137곳에 이른다. 특히 신안과 영암, 보성, 함평 등은 이주배경 학생의 비율이 13%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전남교육청의 다문화교육 지원정책은 미흡했다. 섬처럼 고립된 아이들이 한국에 동화될 기회를 잃는 악순환도 계속되고 있다.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의 말처럼 ‘전남의 많은 이주배경학생은 지역의 훌륭한 교육적 자산’이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을 찾은 다문화 가족들이 열악한 교육과 환경으로 가난을 대물림하는 것도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이면이다. 저출산을 넘어 지역과 인구소멸의 시기에 접어든 지금, 노동력 확보와 사회 유지는 물론 다양성을 통한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서도 이들과의 공존은 필수적이다. 포용과 다양성, 공생을 통해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조화로운 글로벌 인재 양성’도 우리의 다문화 수용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다.

경쟁력 있는 다문화국가라면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성공을 꿈 꿀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주배경 아이들이 부모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기회의 사다리를 놓겠다는 전남도교육청의 도전은 의미가 크다. 오는 2028년 개교를 목표로 주진되는 가칭 전남글로컬직업고등학교도 언어와 문화적 강점을 살려 지역에서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컬 인재의 산실이다. 인구 절벽에 맞닥뜨린 한국의 미래는 결국 이주배경학생을 우리가 어떻게 보듬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