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
최권범 취재1부 선임부장
2024년 09월 01일(일) 17:56
최권범 부장
최근 ‘베이비부머’가 관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한국은행이 ‘2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연령 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이 보고서에는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을 크게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겼다.

베이비부머란 특정 시기에 많은 사람이 태어난 것을 일컫는 말로, 1차와 2차 세대로 나뉜다. 1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한국전쟁 이후인 1955~1963년 사이에, 2차는 1964~1974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이다.

1차에 이어 2차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됐지만 퇴직 이후 이들의 생계를 뒷받침해 줄 일자리는 부족해 자영업 진입 폭증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무분별한 자영업 진입은 사업 실패로 이어지며 향후 ‘노인 빈곤’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에서도 1차 베이비부머 세대 상당수가 퇴직 이후 자영업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차 세대의 퇴직 시점과 맞물려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자영업 진입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 광주·목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광주지역 60대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전체의 26.6%를 차지했다. 특히 전남지역 비중은 52.7%로,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의 법정정년 나이는 만 60세로, 퇴직 이후 평균수명까지 20년 이상은 일을 더 하면서 생활해야 하지만 일자리는 한정돼 있다. 때문에 비교적 진입이 쉬운 자영업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포화 상태인 자영업 시장에서 경험이 없는 은퇴자들이 살아남기는 매우 어렵다. 실제 지난해 광주와 전남 폐업공제금 수령 건수는 각각 3009건과 2981건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우려 상황에 대해 한국은행은 중·고령층 퇴직자들의 자영업 진입을 완화시킬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들이 지속해서 임금근로자로 경제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공공부문 고용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중·고령층 채용시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제도를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10여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은퇴에 들어가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954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의 은퇴 문제를 마냥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특정 세대의 고민이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