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농축산물 가격 '급등'…추석 물가 '비상'
전남지역 가축 폐사 18만7천마리
닭·삼겹살 등 가격 3~12% 올라
배추·무 등 채솟값 최대 50% 상승
당정, 20대 성수품 17만톤 공급
2024년 08월 25일(일) 18:17
추석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끝없이 이어지는 폭염으로 인해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고 전국에서 100만 마리 이상의 가축이 폐사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뉴시스
추석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와 함께 폭염이 한달 넘게 이어지면서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고 가축 폐사로 인해 축산물 가격도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25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17일부터 8월 23일까지 68일간 전남지역에 폭염으로 인해 폐사한 가축은 총 18만7370마리로, 피해 농가는 131농가, 피해액(추정)은 28억1400만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닭은 총 16만7175마리가 폐사했으며 피해 농가는 42농가, 피해액은 4억5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오리는 1만3413마리가 폐사했으며 16농가가 8100만원, 돼지는 6782마리가 폐사했으며 73 농가가 22억79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전국에서는 106만여마리의 가축이 폐사했으며 144억원가량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이처럼 지속되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면서 농축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3일 광주지역 닭 육계 1㎏ 소비자 가격은 6380원으로 한 달 전인 6200원과 비교하면 2.90%, 폭염 전인 지난 5월 5580원과 비교하면 14.34% 증가했다. 삼겹살 100g의 가격은 2585원으로 지난 5월 2301원과 비교하면 12.34% 증가했다.

지난 23일 전남지역 닭 육계 1㎏ 소비자 가격은 6292원으로, 한 달 전 5900원과 비교해 6.64% 상승했으며, 삼겹살 100g 가격은 2530원으로 지난 5월 2302원과 비교해 9.90% 증가했다.

지난달 집중호우 등 기상악화 및 폭염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도 급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광주지역 상품 등급 배추 1포기의 가격은 7993원으로 전월 5310원보다 50.53% 증가했다. 알배기배추 1포기 가격은 5160원으로, 전월 3315원과 비교해 55.66%, 전년과 비교해 9.79% 올랐다. 적상추 100g 가격은 2247원으로, 전년 대비 31.1% 평년보다 22.72% 상승했다. 무 1개 가격은 3827원으로 전월 2864원과 비교해 33.62%, 전년과 비교하면 42.8% 올랐다.

추석을 앞두고 밥상물가가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부 박선영(46)씨는 “추석이 다가오는데 채소·과일·고기 어느 것 하나 쉽게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라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며 “안 그래도 돈 들어갈 일이 많은 시기라 추석 전까지 지갑을 열기가 힘든데 밥상 물가까지 치솟으니 부담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마냥 식비를 아끼기도 힘들다. 소비자들의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물가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에서 키우는 가축 수만 총 4500만 마리에 달한다. 이 중 18만7000마리면 전체의 0.25%에 불과한 수준이다. 축산물 수급에 문제가 생기거나 물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특히 지난 23일에는 신고된 폭염 피해가 한 건도 없었다. 폭염으로 인한 폐사 등 피해 상황이 종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총 피해 마리수는 20만마리 이하로 마무리될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당정은 이날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성수품 집중 공급,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등 민생안정대책을 내놨다.

우선 당정은 배추·무, 사과·배 등 20대 추석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7만톤 공급하고, 정부 할인 지원과 함께 쌀·한우 등 농축수산물 선물세트를 할인 공급하기로 했다.

이번 추석연휴 기간(9월15~18일) 고속도로 통행은 무료다. KTX와 SRT를 타고 역귀성 하는 경우엔 승차권의 30~40%를 할인한다.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해선 40조원 이상의 명절 자금이 신규 공급되고, 위메프·티몬 사태로 인한 피해 소상공인·중소기업에 추가 지원도 이뤄진다.

최근 급락한 쌀값 안정화를 위해선 민간 재고 5만톤을 추가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통상 10월 중순에 발표하던 수확기 쌀값 안정대책을 9월 중순 이전에 먼저 발표하고, 필요시 수확 이전 사료용 전환 등 선제적 수급조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우 수급과 관련해선 정부가 최대 50%까지 한우값을 할인하는 행사를 연중 실시하고, 추석 명절 기간 ‘10만원 이하 실속형 한우 선물세트’ 행사도 추가로 추진한다. 급식·가공업체를 대상으로 한 한우 원료육 납품 지원 등도 확대된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