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희>원자력 발전 계속운전 필요한 이유
서희 전북대 양자시스템공학과 교수
2024년 08월 20일(화) 18:10
서희 전북대 양자시스템공학과 교수
파리올림픽이 시작되기 바로 전인 지난 7월, 유럽에서 들려온 또다른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체코 원자력발전소 신규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것.

이번 체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점점 커지는 유럽시장에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기술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반도체와 더불어 향후 15년 이상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다.

굳이 수출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원자력은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 요건을 만족하기 위한 발전원으로 원자력발전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제는 대세 에너지원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을 시행(2021년 제정·2022년 시행)하고 있으며 신규 전력원은 무탄소를 원칙으로 하는데 여기에는 원전, SMR, 태양광, 풍력, 수소 등이 포함되어 있다.

신재생만으로 탄소중립을 하기에는 비싼 발전단가와 간헐성, 용량대비 넓은 건설부지 확보라는 단점이 있기에 낮은 단가로 연속적인 에너지를 생산하는 원자력이 신규 전력원에 포함된 것이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운영능력을 갖춘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은 현재도 국가전력의 30%를 책임지고 있다.

물론 원자력발전도 장점만 있는 에너지원은 아니다. 대용량인 만큼 원전의 건설에는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원자력 안전에 대한 높아진 국민적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또다른 대용량발전소인 화력발전소는 기후위기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추가 건설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1980년대부터 운영해 오던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는 운영허가가 거의 만료되어 간다.

오늘날 에너지 사용량은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는데 신규 발전소의 건설에만 의존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문제가 있다.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즉시 가용 가능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으로 전세계는 지금 원자력발전의 계속운전을 하고 있다. 계속운전이란 운영허가기간에 도달한 원자력발전소에 대해 안전성을 평가하고 법적 요건을 모두 만족한 경우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운영변경허가를 받아 운전을 계속하는 것을 말한다.

1970년대 말 원자력발전을 시작한 우리나라 보다 원자력발전을 시작한 세계 각국의 현황을 보면 운영허가 기한에 도달한 원전 252기 중 90%가 넘는 233기가 계속운전을 승인받아 운전하고 있다.

한빛1·2호기의 경우 각각 2025년 및 2026년에 운영허가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한수원은 계속운전을 위한 안전성평가서를 제출하여 규제기관에서 심사 중이며 주민의견 수렴 과정 중 주민공람을 마치고 관련 6개 지자체의 공청회를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청회는 민주주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의사결정과정에 국민을 참여시키고 의견을 널리 수렴하는 절차이다. 한수원에서 한빛1·2호기 계속운전을 위해 개최하는 주민공청회의 내용을 살펴보면 공청회의 의미 설명,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초안 평가결과 설명, 주민 의견진술과 전문가의 답변으로 이루어져 대상지역 주민의 알 권리와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임을 알 수 있다.

공청회 당일에도 지역주민은 서면질의가 가능하고 분야별 전문가의 답변을 들을 수 있다. 공청회에서 도출된 다양한 의견들은 방사선환경영향 평가서 최종본에 반영되어 규제기관에 제출될 예정이다.

민주적 절차인 공청회를 통해 한수원은 과학적 사실에 기초해 투명하게 모든 정보를 가감없이 공개해야 할 것이며 지역주민의 눈높이에 맞는 설명과 원활한 소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역주민들도 공청회가 지역주민을 위한 절차임을 이해하고, 검증된 과학적 정보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결정에 이르는 슬기로움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자력 발전은 안전성이 최우선 가치가 되어야 함은 기본이며, 소통과 이해를 위한 상호 노력과 신뢰 확보가 필수적이다. 부디 원자력발전이 지역과 함께 하는 상생의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