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순천대, 의대 공모 참여 더 이상 회피 안돼
도민 생명 위해 결단 내려야
2024년 08월 20일(화) 18:00
민주당 소속 순천 시·도의원들이 순천대의 전남도 의대 공모 참여를 촉구했다. 지난 19일 김문수 국회의원의 참여 촉구에 이어 지역 정치권에서는 두번째다. 순천대가 전남도 공모 절차에 참여하지 않으면 의대 유치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역 의료격차는 한번 벌어지면 따라잡기 힘들다는 점에서 공감한다.

전남도가 공모를 통해 의대 신설을 추진하는 것은 지역사회 구성원의 일치된 의견을 모으기 위한 고육책이다. 추천 대학 선정 절차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처리할 경우 대학 간 의대 유치를 위한 과열 경쟁을 줄일 수 있다. 지역 간 상생과 의료 자원의 균형 있는 분배도 도모할 수 있다. 지역에 국립의대가 필요한 것은 어느 특정 지역이나 대학을 위한 것이 아니고 전남의 발전에 있다는 점에서도 소지역주의에 따른 대립과 분열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남에 국립 의대를 신설해야 할 당위성은 차고 넘친다. 전남보다 인구가 적은 전북에 2개, 충북에 2개, 강원도에 4개 의과대학이 있지만, 전남에는 하나도 없다. 그러다 보니 농촌과 도서, 산간지역 등에 거주하는 지역민들은 생명과 직결된 필수 의료에서마저 철저히 소외돼 왔다. 전남 지역 1시간 내 응급실 이용률도 51.7%로 전국에서 가장 낮고, 중증 응급환자 유출률과 중증외상환자 전원율 또한 전국 평균의 2배를 웃도는 실정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전남도의 공모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30여 년만에 어렵게 주어진 기회를 소지역주의에 따른 정치적 이익의 대상으로 전락시켜서는 안된다. 지역과 지역민 모두를 위한 순천대의 결단이 필요하다. 전남에 국립의대를 신설하는 가장 큰 가치는 지역 사회에 더 많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는 데 있다. 지역민이 의대신설을 바라는 것도 특정 지역을 위한 의대가 아니고 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