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채상병특검법 논의…여야 합의 처리하나
민주, ‘제보공작 의혹’ 수용
제3자 추천방식도 받아들여
국힘, 당내 비공식 논의 진행
한지아 “신랄하게 토론할 것”
2024년 08월 20일(화) 17:23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 수사 범위에 이른바 제보 공작 의혹까지 포함하자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제안을 전격 수용하고, 여당 내에서도 관련 논의에 들어가면서 여야 합의로 입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브리핑에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제3자 추천 방식의 이른바 한동훈식 특검을 수용할 수 있고, 당내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제보공작 수사 포함 특검’을 받아들이자는 장경태 의원 입장을 전하며, “장 의원이 (제보공작 의혹) 당사자로 국민의힘 공격을 받는 대상 의원인데 장 의원이 (국민의힘이) 그렇게 원한다면 본인도 수사하란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내재적 한계를 뚫고 나라를 지키던 스무살 청년의 죽음 진실을 밝히고 수사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을 규명할 수 있다면 어떤 제안도 받을 수 있다”며 “진실을 밝힌다는 대전제가 있다면 어떤 방식도 열어놓고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이 관련된 제보공작 의혹) 부분도 (특검에) 넣을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장경태 의원은 비슷한 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의 제보공작 의혹을 특검 수사 범위에 포함하자는 국민의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더 이상 채 상병 사건 수사를 늦출 수 없기 때문에 제보 공작 의혹을 포함하자는 한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라며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다면 한 대표는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신속히 발의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특검은 자신은 물론 ‘멋진해병’ 단체방에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이종호 씨 등 5명 모두를 철저히 조사해야 하며 당연히 제보 공작 의혹을 처음 제기한 권성동 의원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제3자 추천 방식에 이어 제보공작 수사 제안까지 받아들이면서 국민의힘이 특검법을 발의하도록 전방위 압박에 나선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양자회담을 앞두고, 당내에서 비공식적으로 채상병 특검법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주요 의제로 주장하고 있는 만큼, 여당 내에서도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특검법에 대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채상병특검법과 관련해 당내 추가 논의가 있나’라는 질문에 “한 대표가 틈 나는대로 여러 의원들과 대화하실 계획이 있을 때 말씀들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서 지난 관훈토론 때 말씀드린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고, 그 이상 추가적인 논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추 원내대표는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온 뒤 제3자 추천 특검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애초 당론으로 특검법을 반대했던 국민의힘은 공수처 수사가 마무리된 뒤에야 특검 추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수사와 관계없이 제3자 특검법 발의를 예고했던 한동훈 대표는 “현재 입장이 달라진 것 없다”면서도 “여러 의견을 논의 중이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대표 특검안으로 민주당과 논의하자는 것이 당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국민의힘은 여러 가지 목소리가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곳이다. 당연히 다양한 목소리는 있다”며 “그걸 청취하고 있고, 반영해서 안을 낼 것이고, 신랄하게 그 안에서 토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대표는) 굉장히 유연한 분이고, 지금으로서는 입장 변화가 없다”면서도 “세세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의견을 청취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안들이 나올 수가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