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대 “법원 명령해도 제출 안 했을 것”
이사 선임 회의록 제출 불가 입장 고수
“21일 청문회도 불출석 사유서 제출”
2024년 08월 19일(월) 16:21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1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등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관련 회의록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1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와 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방문진 이사 임명과 관련한 집행정지 심문을 진행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과천정부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 관련 자료 제출 거부가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저희들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자료를) 진짜 내놓을 수만 있으면 내놓는 게 나을 수 있다”면서도 “제가 당장 편하기 위해, 법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그렇게 움직이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보고 받기로는 법원에서 신청인들 측의 문서제출 명령을 채택하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법원 스스로도 그 서류가 쉽사리 제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헤아렸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고, 혹여 법원이 강제로 저희들에게 제출하라고 했더라도 제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방통위의 KBS 및 방문진 이사 선임 과정에서 작성된 회의록 및 속기록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위원회 의결 없이 자료를 제출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방통위의 서류 제출 거부가 국회증언감정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자료가) 직무상 비밀이라고 돼 있고, 비밀을 처리하는 방식은 각 부처에 있다”며 “공개 주체 문제도 엄연히 위원장과 위원은 구분된다. 국회가 위원회에 지적을 할 수는 있으나 저한테 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또 방문진 이사 일부 선임 및 임기 연장 이사 선택 기준에 대한 질문에는 “법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선임하라는 규정이 없다. 의결 정족수만 충족하면 된다”며 “그 방법은 위원들이 자발적으로 정하면 되고 관행은 관행일 뿐이다. 불법이라 규정을 짓는 것은 위험하고 수용 못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오는 21일 개최될 예정인 ‘과방위 방송장악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14일 열린 과방위 청문회에서 김 직무대행을 답변 거부 사유로 고발하는 안건을 의결한 의원들을 고소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한편,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취임 당일 김태규 직무대행과 함께 방문진 이사 9명 가운데 6명을 새로 선임한 바 있다. 이에 방문진 현직 이사 3명과 방문진 이사 공모에 지원한 후보자 3명은 법원에 방통위의 이사 선임 효력을 멈춰 달라며 각각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지난 8일 신임 이사 6명에 대한 임명 효력을 이달 26일까지 임시 중단하도록 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