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 이범호의 승부사 기질… KIA, 2위는 확실히 잡는다
LG와 3연전 위닝 시리즈 확보
투타서 고른 활약…작전도 적중
NC·두산·LG·삼성에 16승 3패
17일까지 5.5경기 차 선두 수성
2024년 08월 18일(일) 17:57
KIA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지난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13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둔 뒤 결승 홈런을 친 나성범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KIA타이거즈와 KBO 리그 2위 팀이 만나면 순위표가 요동친다. NC다이노스부터 두산베어스, LG트윈스, 삼성라이온즈까지 모두 1위 KIA만 만나면 순위 하락을 면치 못했다. 16승 3패, 놀라울 정도로 2위 팀에게는 강한 면모의 호랑이 군단이다.

KIA는 지난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14차전에서 14-4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13차전에서도 3-2 역전승을 챙겼던 KIA는 LG와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확보하며 올 시즌 67승 2무 46패(승률 0.593)를 기록했다.

반면 LG에게는 치명적인 결과가 됐다. LG는 올 시즌 60승 2무 51패(승률 0.541)로 KIA와 격차가 6경기까지 벌어졌고, 5.5경기 차인 삼성(62승 2무 52패·승률 0.544)에게 2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번 주말 3연전 앞선 두 경기에서 KIA는 투타가 균형 잡힌 모습을 보였다. 16일 경기에서는 선발 김도현이 4.1이닝 1실점으로 조기 강판됐지만 김기훈(0.2이닝)과 장현식, 곽도규, 이준영, 정해영(이상 1이닝)이 4.2이닝을 단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어 17일 경기에서는 선발 에릭 라우어가 5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김대유(1이닝 1실점)와 이준영(1이닝 무실점), 김사윤(2이닝 2실점)이 최소 실점으로 마운드를 책임지며 두 경기에서 6실점만 내주는 짠물 수비를 구축했다.

타선은 홈런포로 흐름을 한 방에 뒤집는 모습을 보였다. 16일 경기에서는 0-2로 뒤진 9회초 김도영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추격한 뒤 나성범의 투런포로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어 17일 경기에서는 0-1로 뒤진 5회초 나성범의 솔로포로 동점을 이룬 뒤 5-1로 앞선 6회초 김도영의 만루포에 이어 소크라테스의 솔로포로 백투백 홈런을 터트리며 10-1, 두 자릿수 득점을 채우며 쐐기를 박았다.

투타가 좋은 흐름을 조성한 데는 이범호 감독의 존재감도 컸다. 이 감독은 16일 경기에서는 8회말 체크 스윙이 명백히 절반 이상을 넘었음에도 3루심이 볼을 선언하자 더그아웃을 뛰쳐나가 강력한 항의로 선수단의 사기를 자극했다. KIA는 이 항의 직후 수비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뒤 극적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또 17일 경기에서는 1회초와 2회초, 4회초에 무려 세 개의 병살타가 나오자 과감한 교체 카드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특히 선발 손주영이 조기 강판되고 정우영이 마운드에 오르자 지명타자 이우성의 타석에 최원준을 대타로 내 볼넷을 얻어냈고, 김태군을 대신해 투입된 한준수는 2타점 적시 2루타로 3-1에서 5-1까지 격차를 벌렸다.

투타에 벤치의 작전까지 모든 흐름이 딱딱 맞아떨어지면서 공교롭게도 KIA는 올 시즌 2위 팀을 상대로 절대 우위를 내주지 않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2위 팀에게만큼은 펄펄 나는 모습이다.

이 기분 좋은 징크스의 시작은 4월19~21일 NC와 3연전이다. 당시 KIA는 2승 1패로 위닝 시리즈를 챙긴 뒤 5월17~19일 NC전을 싹쓸이했고 5월24~26일 두산전과 6월18~20일 LG전은 2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이어 7월9~11일 LG전에서 스윕, 7월16~18일 삼성전에서 위닝 시리즈(2승·1경기 우천 취소)를 거뒀다.

2위 팀과 맞대결을 모두 합하면 19경기에서 16승 3패, 승률은 무려 84.2%에 이른다. KIA가 여러 악재를 이겨내고 굳건히 선두를 수성하고 있는 데는 유독 2위 팀만 만나면 모두가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