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민관 여론 모은다
20일 국회서 전략발제 등 토론회 개최
광주시 사전 조사 용역비 의결했지만
지난해 12월 예결위 문턱서 최종삭감
신양파크호텔 활용 800억 규모 계획만
“근대미술 특화·호남권 수장고 등 필요”
2024년 08월 13일(화) 17:43
광주 동구 지산동에 위치한 신양파크호텔. 전남일보 자료사진
광주시가 동구 지산동에 있는 옛 신양파크호텔 건물과 부지를 활용해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민관·정치권에서도 사업 당위성을 위한 여론을 모은다. (사)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지원포럼은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안도걸 의원과 함께 오는 20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를 위한 토론회’를 연다.

토론회는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 필요성, 건립 방향, 전략 등에 대한 학계 논의를 통해 국회 차원에서의 여론 환기를 목표로 한다. 류재한 (사)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지원포럼 회장, 변길현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장이 발제를 진행하고, 장동광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 김병수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 윤진섭 미술평론가, 김허경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 유영태 조선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현재 광주시의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 계획은 정부 예산 확보에 가로막혀 있다. 지난해 11월 광주시 요청으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예산안에 ‘현대미술관 광주관’ 건립을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비 2억원이 의결됐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최종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광주시가 국비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시 내년 2025년 예산안으로 국회 심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광주시는 현재 지산동 신양파크호텔 부지 등을 활용해 총사업비 800억원 규모로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만 갖고 있다. 위치가 ‘무등산 자락’이라 접근성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지만, 무등산권역 역사·생태·문화자원과 연계해 일반회화부터 첨단기술 융복합 미술작품을 선보이고 관련 창제작 활동까지 전개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광주비엔날레, 국립아시아문전당과 함께 광주예술의 삼각축을 담당해 다시 한번 예향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먼저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이 수도권, 중부권, 영남권에 편중돼 있고 호남권에 부재하다는 측면에서 광주관 유치 필요성이 대두된다. 류재한 (사)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지원포럼 회장은 “국립현대미술관 본관이 동시대 미술에 포커싱된 만큼, 광주관은 근대미술 형성 전개과정을 체계적으로 조망하면서 특히 디아스포라 미술에 특화된 공간으로 조성하기에 적임지역이라는 판단이 선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광주가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선정된 지 10년이 됐다. 분관 유치에 성공한다면,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특화 미술관으로 활용 가능하다”며 “광주는 아시아 문화의 창 역할을 수행하는 등 위상을 다시 정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미술사에서 정부 주도의 ‘창작스튜디오’가 시작된 곳이 광주인만큼 레지던시 특화형 미술관을 건립하자는 의견도 있다. 창작스튜디오는 작가들에게 창작활동 공간을 제공해 예술담론 교류의 장을 조성하는 것으로 광주시립미술관의 팔각정창작스튜디오, 양산동창작스튜디오 등이 시초다.

발제에 나서는 변길현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장은 “신양파크호텔의 특성을 살려 ‘레지던시 특화형 미술관’으로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미술관과 스튜디오가 함께 공유하는 공간을 갖는다는 점에서 광주만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