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尹 통신기록 확보…‘채상병 수사 외압’ 속도낼까
2024년 08월 13일(화) 10:0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9월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태풍 ‘힌남노’ 피해 우려 지역 광역단체장, 재난 관련 부처 기관장과 통화를 하며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휴대전화 통신 기록을 확보했다.

지난해 수사 착수 후 사실상 답보 상태였던 공수처의 현직 대통령의 통화기록 확보를 통해 수사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되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윤 대통령의 지난해 7~9월 휴대전화 통신기록을 확보했다.

지난해 8월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수사에 착수한 공수처가 윤 대통령의 통신기록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VIP 격노설’과 관련한 진술과 녹취를 확보한 이후 진척되지 못했던 수사가 탄력을 받을지 기대되는 분위기다.

수사외압 의혹은 채상병 사망사건 초동수사를 지휘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VIP 격노’가 국방부와 대통령실의 외압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며 불거졌다.

앞서 공수처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해병대 고위 간부에게 ‘VIP 격노’를 언급한 통화 내용을 확보한 바 있다. 또 해병대 고위 간부로부터 ‘김 사령관에게 대통령 격노 소식을 들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에 공수처는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법원에 통신영장을 청구했으나, 세 번 기각되면서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졌었다.

이번에 공수처가 확보한 윤 대통령의 휴대전화 통신기록 시점은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사망사건 초동수사 결과’가 경찰에 이첩된 후 국방부가 이를 회수, 재검토한 후 임성근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한 뒤 경찰에 재이첩하는 과정이었다.

본격적인 수사외압 의혹이 불거지던 시기로, 통신기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채상병 사망사건을 초동수사한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사건 기록을 이첩한 당일인 지난해 8월2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세 차례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신범철 전 차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과는 수차례 통화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